■ “노상원이 12월3일 지정”
정보사 소식통 “金은 충성파
盧는 아이디어 내는 스타일”
盧→金 거쳐 尹에 전달된 듯
문상호와 ‘경호처카르텔’ 형성
계엄 전 정보사 장악 과정서
소극적 인사 찍어내기 정황도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획·설계한 ‘흑막’으로 지목받고 있는 노상원(62)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상황을 배후에서 관여했을 뿐 아니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최초로 ‘계엄’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주변 진술이 나왔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과 함께 ‘경호처 카르텔’을 구성해 계엄에 소극적인 인사를 미리 내쳐가면서 계엄 상황을 설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4일 정보사 사정에 정통한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윗선에 정보보고를 잘하고 배후에서 아이디어를 내는 등 일을 꾸미기 좋아하는 전형적인 ‘모사’ 스타일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군 생활 내내 인맥과 라인 등을 만드는데 많은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여군 교육생을 강제추행해 불명예 전역을 한 후 절치부심하던 그는 윤석열 정부 취임 후 ‘충성파’로 승승장구하던 김 전 장관에게 지난해 즈음 자신이 떠올린 ‘계엄 아이디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군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은 ‘충성심’ 하나로 그 자리까지 올라간 우직한 스타일로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는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노 전 사령관이 먼저 ‘계엄이 필요하다’고 말을 꺼냈고 김 전 장관을 통해 마침 정치적 난관을 돌파할 카드가 필요했던 윤 대통령에게 전달되면서 계엄이 실제로 일어나게 됐다는 게 군 내부 평가”라고 말했다.
특히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을 필두로 형성된 ‘경호처 카르텔’이 계엄 사태에서 중요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다. 두 사람은 1989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전 장관이 윤 정부 취임 후 경호처장을 맡자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 경호실에서 근무했던 노 전 사령관이 경호업무에 대해 각종 조언을 하면서 관계가 더 돈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노 전 사령관과 함께 박 전 대통령 경호실에서 근무한 문 전 사령관까지 더해지면서 소위 ‘롯데리아 1·2차 회동’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형성됐다는 해석이다. 경호처는 한 번이라도 몸담으면 따로 정기적인 사모임을 가질 만큼 인맥이 끈끈한 조직으로 전해졌다.
경호처 카르텔이 정보사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계엄 아이디어에 소극적인 인사를 ‘찍어내기’한 정황도 제기됐다. 지난 8월 당시 정보사 A 여단장과 상관으로 있던 문 전 사령관이 전역자(OB) 단체의 처우 문제를 두고 충돌한 ‘정보사 지휘부 하극상 사건’이 대표적이다. 쌍방 고소전이 된 사태는 A 여단장이 근무지를 옮기면서 일단락됐는데 실제로는 계엄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A 여단장을 일부러 구실을 잡아 내보냈다는 후문이다.
군 내부에서도 극히 폐쇄적 부서로 통하는 정보사는 보안 유지가 생명인 만큼 타 부서와의 교류가 극히 적어 ‘정보사 순혈주의’라는 말까지 붙는다. 조직 특성상 이미 전역한 OB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가능해 노 전 사령관이 군복을 벗고도 계엄 사태를 주도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군 소식통은 “‘하극상 사태’에서 노 전 사령관이 ‘문상호는 살려줘라. 나중에 계엄 때 중요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취지로 윗선을 설득한 것으로 안다”며 “평생 정보 업무에 몸담은 A 여단장 대신 ‘야전’ 출신 문 전 사령관을 정보사에 남겨둔 것은 정보사 순혈주의에 반하는 이례적 조치”라고 전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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