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과 불황 장기화로 ‘기부 한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기부원이었던 기업·공공기관들의 기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사회복지단체들은 ‘기부 가뭄’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연말연시 기부 현황을 보여주는 사랑의열매 온도탑은 이날 오전 67.3도를 가리키고 있다. 이는 이번 캠페인 목표액 4497억 원의 67.3%(3027억 원)로, 100도를 달성하려면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470억 원을 더 채워야 한다. 사랑의열매는 매년 12월 1일부터 다음 해 1월까지 ‘희망 나눔캠페인’을 벌이는데, 목표액이 1%씩 채워질 때마다 사랑의 온도탑은 1도씩 오른다. 내부에서는 벌써 목표치 달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기부가 이달 중순쯤 이미 마무리됐고, 고액 개인 기부자들의 수도 줄면서다. 올해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12월 신입회원 수는 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명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다. 2022년 12월에도 42명에 달했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오랜 경제 불황 탓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부문화도 침체된 것 같다”며 “코로나19 기간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큰 개인 기부들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사례도 적어 최대한 남은 기간 신규 기부자들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대구 지역 아너 소사이어티 신입회원 수는 13명으로 지난해(25명)에 비해 반 토막 났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라는 국가적인 사건 탓에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기부도 끊기고 신규 기부도 잘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부단체들도 기부 한파를 호소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기부 저조로 올해 목표 연탄 300만 장 중 50만 장이 부족한 250만 장밖에 채우지 못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연탄 한 장당 900원씩, 7억~8억 원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연탄 기부는 기업, 공공기관, 공기업의 비중이 큰데 비상계엄 사태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정부 기관 업무가 ‘올스톱’되면서 기부문화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