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들 예산수정안 기습상정
서대문구 주요사업 줄줄이 위기


서울 일부 구청의 핵심 사업 예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구의회가 무차별 칼질을 하는 횡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해 행정을 무력화하는 ‘여의도 정치’의 구태가 기초자치단체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 소속 구청장인 이끄는 서대문구가 대표적이다. 24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민주당 구의원들이 여야 합의를 깨고 구의회 본회의에 예산수정 동의안을 기습 상정해 ‘날치기’ 처리하면서 이성헌 구청장의 주요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상태다.

이에 서대문구 주민 사이에서 호평을 받던 사업들이 내년엔 줄줄이 멈춰 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까지 찾아오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떠오른 ‘카페폭포’ 인근에 한류문화체험관을 조성하는 사업 비용은 한 푼도 남지 않게 됐다. 올해 4개 전국대회를 모두 석권한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 운영비도 전액 삭감됐다.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인 박찬숙 감독이다. 국가대표 감독급을 데려와 최고 성적을 낸 농구단인데 해체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휘자 함신익의 오케스트라 ‘심포니 송’ 공연 등 순회공연·정기연주회를 하면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클래식 공연’ 예산도 모두 삭감됐다.

이에 서대문구는 이날 중 구의회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할 예정이다. 구는 ‘구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예산결산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은 예산 수정안을 ‘날치기 통과’로 보고 있다. 이 구청장은 “비상식적인 예산안 의결권 행사가 의회 파행과 주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의회 여야는 지난 17일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심사를 거친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구의회 마지막 날인 20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구민들을 위한 사업비를 대거 칼질한 수정안을 기습 발의,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김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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