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주가가 전일 대비 0.42% 내린 2419.46으로 개장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원·달러 환율 1480원 돌파를 알리는 TV 뉴스가 송출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코스피 주가가 전일 대비 0.42% 내린 2419.46으로 개장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원·달러 환율 1480원 돌파를 알리는 TV 뉴스가 송출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1480원 뚫은 원-달러 환율

정치불안에 ‘원화 매도세’ 심화
내년 성장률 전망 1.9%도 흔들

기업체감경기 한달만에 4.5P↓
2020년9월이후 최저수준 기록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발의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마저 흔들릴 위험이 커지면서 시장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24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480원대까지 급등했다. 정치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내년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27일 오전 한때 1486.2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환율은 1467.5원으로 문을 열며 새벽 장중 고가인 1470.0원보다 다소 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개장 후 약 15분 만에 1470원 선을 뚫고, 148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 중이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 우려가 고조되면서 외환시장에서 원화 매도세가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도 약화됐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54% 하락한 2392.37을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1269억 원, 1496억 원을 각각 팔아치우며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 법인 결산 배당까지 겹치면서 차익 실현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보면 SK하이닉스(1.82%), LG에너지솔루션(0.29%)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종목이 내림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조만간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 불안이 장기화함에 따라 국가 신인도가 위태로워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제 심리는 깊게 가라앉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소비 추이 가늠자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감소 중이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대비 큰 폭(12.3포인트) 하락해 향후 내수 경기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전(全)산업 기업심리지수(CBSI)’ 역시 코로나19 충격이 시작된 202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년 1월 전산업 CBSI 전망치도 82.4로 이달 전망치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달러 강세 현상이 지금보다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음 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국에 고율 관세 부과 등을 예고하면서 무역분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직전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 리더십 부재로 인해 통상정책 변화 대응이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가 커질 수도 있다.

한국 경제가 탄핵 정국과 분리되지 못하면 내년 1분기에 역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성장률도 한은이 당초 예상한 1.9%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경기를 부양해야 할 필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목전에 두고 있어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정치 공백 장기화로 조기 추경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1월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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