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 인근에서 발생한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25일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 인근에서 발생한 아제르바이잔 항공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아제르서 밝힌 추락사고 원인

우크라 드론 오인… 파편 피격
기체 구멍 뚫리고 일부 날아가
비상착륙 요청… 러 공항 거부

美도 오인 공격 가능성에 무게
러 “최종 결론까지 추측 안돼”


38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이 러시아 미사일 때문인 것으로 아제르바이잔 정부 예비조사 결과 확인됐다. 미국 측도 러시아 미사일에 따른 추락 징후들이 초기 조사에 나왔다고 밝힌 반면 러시아는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섣부른 추측을 해서는 안 된다며 진화에 나섰다.

26일 아제르바이잔 정부 관계자는 유로뉴스에 전날 사고 여객기가 목적지인 러시아 그로즈니 상공에서 비행 중 드론 격추를 위해 발사된 미사일이 옆에서 폭발하면서 파편을 맞았다고 밝혔다.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오인됐다는 의미로, 미사일은 러시아 판치르-S 방공 시스템에서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판치르-S 방공시스템은 러시아가 개발한 단거리 공중 방어 시스템이다. 그는 또 “(파편을 맞은) 여객기의 기장이 인근 러시아 공항에 비상착륙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고, 대신 카스피해를 건너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로 이동할 것을 지시받았다”면서 이후 여객기가 악타우 인근에서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파편을 맞은 것처럼 구멍이 뚫린 여객기 꼬리날개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파편을 맞은 것처럼 구멍이 뚫린 여객기 꼬리날개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 매체인 AnewZ 방송도 예비 조사에서 여객기가 러시아 판치르-S 방어 시스템의 지대공 미사일 파편에 맞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따른 추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생존자의 증언도 나왔다. 한 생존자는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종사가 그로즈니 상공의 짙은 안개 속에서 두 번이나 착륙을 시도한 뒤 세 번째에는 무언가가 폭발하면서 항공기 기체 일부가 날아갔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 친정부 웹사이트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비행기가 고의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없지만, 러시아의 사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의 한 고위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러시아가 방공시스템을 사용하려 했다면, 영공을 봉쇄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사고 초기 여객기가 비행 중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비상 착륙을 결정한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미국 정부도 러시아의 오인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가 인터뷰에서 초기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방공망이 아제르바이잔 항공기를 공격했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재 추락 사고의 원인을 조사 중이며 결론이 나오기 전에 가설을 세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따른 추락이 사실로 밝혀지면, 러시아는 10년 전에 이어 또 민간항공기를 공격한 참사 오명을 쓰게 된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7월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나던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 17 여객기를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해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했다. 한편 전날 여객기 추락 사고 사망자 38명 가운데 10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카자흐스탄 매체가 이날 보도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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