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이어진 탄핵소추의 충격파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이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추진이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원·달러 환율은 폭등하고 주가는 급락하는 등 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 1차에 이은 2차 충격의 내상은 훨씬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 앞에 정치권의 대타협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일 수 있지만, 대통령에 이은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라도 이 폭주를 막아 세워야 할 책무가 막중하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전날 발의한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태세다. 한 대행이 전날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 30분 전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히자 바로 총리와 대행 시절 5가지 사안으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우선,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의 임명은 한 대행의 형식적·의례적·소극적 권한인데도 이를 회피하고 여야에 책임을 떠넘긴 것은 무책임하다. 이미 3명의 재판관은 여야 합의로 추천됐고 국회 임명동의 절차도 마쳤다. 자칫 현재 6명의 재판관으로만 심리를 진행해 윤 대통령의 탄핵을 막으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한 치의 대화와 타협 없이 탄핵을 빌미로 겁박하는 야당에 끌려가는 것도 안 된다. 시한이 1월 1일인 내란·김건희특검 재의 요구를 두고도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이나 이재명 대표도 한 대행을 탄핵소추 한다고 해서 정치적 실익이 생기는 게 아니다. 윤 정부 들어 29번째 탄핵소추 발의이고 올해만 9번째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황당하지만,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도 도를 넘었다.

한 대행을 탄핵소추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행을 맡는다고 해서 정부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은 작다. 이러면 ‘줄 탄핵’이 현실화하고 무정부 상태가 된다. 탄핵소추 정족수 논란도 있는 만큼 우 의장이 여야 대표와 한 대행을 불러 타협을 시도해야 한다. 한 발씩 양보해 대한민국을 볼모로 하는 치킨게임은 막아야 한다.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과 이 대표가 당리당략을 위해 국익과 법리를 팽개치는 것으로 비친다면, 과연 국민이 국정을 맡기려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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