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신동영(29)·라니아(여·25·튀니지) 부부
저(라니아)와 남편은 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처럼 여행지에서 만나 사랑을 싹틔웠습니다. 2019년 12월 20일, 저는 튀니지의 유명 관광 도시인 ‘시디 부 사이드’에 놀러 갔어요. 해변이 아름다운 곳이라 튀니지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꼭 찾는 곳인데요. 바로 거기서 동양 남자가 제게 말을 걸더라고요. 많은 시간 이야기한 건 아니지만, 이 남자가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선뜻 그 남자와 친구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또 다음 날도 함께 놀기로 약속했어요. 남편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이뤄졌습니다. 남편과는 일주일 내내 붙어 다녔던 것 같아요. 함께 여행하고 밥을 먹고 수다를 떨었죠. 남편은 여행 일정이 끝나고 돌아가기 직전 제게 고백했고,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저희는 국제 커플인 데다 장거리 커플이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특히,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는 게 큰 걸림돌이었죠. 물론 남편은 한국으로 돌아간 지 3개월 만에 다시 절 보러 올 정도로 절 많이 배려했어요.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꽤 오랫동안 만날 수 없었답니다. 영상 통화로만 그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죠. 이때가 연애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였어요. 사귄 지 2년이 지났을 무렵부터 결혼 이야기를 서로 하기 시작했어요. 오빠가 먼저 “너랑 결혼하고 싶다”고 했죠. 저 역시 ‘이 사람은 나랑 잘 맞는 사람이다. 나를 아껴주고 챙겨주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죠.
2024년 9월 저희는 4년이 넘는 연애를 마치고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저희는 한국과 튀니지에서 모두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어요. 먼저 튀니지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는 2025년 1월 한국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남편이 한국에서 회사에 다니고 있고 저는 한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에요. 고국을 떠나는 건 힘든 일이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같은 곳에 살며 가정을 이루는 일은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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