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랜드마크인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의 모습.  삼성물산 제공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의 모습. 삼성물산 제공


■ 역사 속의 This week

2011년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에서 톰 크루즈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를 무대로 아찔한 연기를 펼쳤다. 오직 와이어에 의지해 외벽을 오르고 90도로 매달린 채 건물 외벽을 질주하다가 점프하는 등 고공 액션신을 대역 없이 선보였다. 이 영화 장면으로 더욱 유명해진 부르즈 칼리파는 2010년 1월 4일 공식 개장했다.

2004년 9월 첫 삽을 떠 5년 만인 2009년 10월 완공됐고, 이듬해 열린 개장식에서 ‘부르즈 두바이’라는 명칭이 ‘부르즈 칼리파’로 전격 교체됐다. ‘부르즈’는 아랍어로 탑이라는 뜻이며, ‘칼리파’는 UAE의 대통령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1948∼2022)의 이름에서 따왔다. 1∼39층은 호텔, 40∼108층은 고급 아파트, 109층 이상은 사무실로 이뤄져 있다.

163층, 828m 높이로 여의도 63빌딩(249m)과 남산(262m)보다 3배 이상 높고 서울에서 가장 높은 산인 북한산(836m)과 비슷하다. 인간이 만든 가장 높은 구조물로 갖가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무게만 54만t인데 이는 5t짜리 아프리카코끼리 10만 마리를 쌓아 올린 무게와 맞먹는다. 사용된 콘크리트는 축구장 크기 바닥 면적을 가진 빌딩을 17층 높이까지 올릴 수 있는 양이며 철근은 지구 반 바퀴 길이인 총 2만5000㎞에 달한다. 내부 엘리베이터는 총 58개로 124층 전망대 전용 엘리베이터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속 10m로 전망대까지 약 50초면 도달할 수 있다. 총 공사비 15억 달러가 들었으며 5년간 동원된 인력은 850만 명, 공사 현장에 동시 투입된 최대 인원도 1만2000명으로 이 역시 세계 신기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한 이 건물은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한국 건설산업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3일에 1층씩 올리는 층당 3일 공법을 비롯해 고강도 콘크리트를 지상 601m까지 빠른 속도로 쏘아 올리는 콘크리트 압송기술, 인공위성을 이용한 GPS 건물 수직도 측량기법, 첨탑 설치를 위한 리프트업 공법 등이 적용됐다. 부르즈 칼리파에 삼성물산이 도입한 다양한 시공 기술은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초고층 건설의 글로벌 표준이 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아시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마천루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부르즈 칼리파에 이어 2위는 올해 초 선보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메르데카118’빌딩(679m)으로 이 역시 삼성물산이 지었다. 10위권에 5개로 가장 많이 포진한 국가는 중국이며 우리나라의 123층 ‘롯데월드타워’(555m)는 6위에 올라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초고층 건물 ‘제다 타워’ 건설 공사를 재개했다는 보도가 최근 전해졌다. 제다 타워는 사우디의 반부패 수사 등으로 7년 동안 공사가 중단됐었다. 1㎞가 넘는 1008m(지상 168층) 높이로 지어질 예정인데, 2028년 완공되면 부르즈 칼리파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김지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