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파손된 기체 후미가 크레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6년간 10건 발생…전국 조류 충돌 증가세 공항들, 퇴치기·조직 동원해 막지만 역부족
29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조류 충돌’(bird strike)이 지목되는 가운데,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발생률이 전국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건이었다. 이 기간 무안공항을 오간 항공기가 1만1004편인 점을 고려하면, 조류 충돌 발생률은 0.09%로 추산된다.
이는 김포(0.018%), 제주(0.013%) 등 타 주요 공항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절대적인 충돌 건수가 너무 적어 유의미한 통계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체 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는 △2019년 108건 △2020년 76건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2023년 152건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철새가 텃새가 되거나, 출몰 시기와 출몰 조류종이 변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에도 청주공항과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 중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2월 6일 인천공항에서는 막 이륙해 17피트(약 5.2m) 떠오른 항공기 엔진과 착륙기어에 새가 날아들면서, 6월 24일에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항공기 전면에 새가 부딪히면서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조류 충돌’은 이·착륙 혹은 비행 중 새가 동체나 엔진 등에 부딪히는 현상이다. 새는 몸집이 크지 않지만, 고속 비행체와 충돌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시속 370㎞로 상승하는 항공기에 900g의 청둥오리 한 마리가 충돌할 때 항공기가 받는 순간 충격은 4.8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 화재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항의 입지 특성상 들판이 많고, 특히 우리나라는 강가나 해변에 자리 잡은 곳도 많아 새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해진다.
공항들은 조류 충돌에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어 전담 인원을 투입하거나 조류 서식 환경을 관리하는 한편 총포·폭음경보기, 음파퇴치기 등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를 100% 막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이더 탐지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통해 조류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공군의 경우 전국 기지별로 운항관제반에 조류 퇴치팀인 일명 ‘배트’(BAT·Bird Alert Team)를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