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시절 한화갑 의원 주도
호남기업 금호건설은 특혜 시비
제주항공, 이달 무안 ~ 방콕 신설
개항 17년 만에 첫 정기 국제선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개항 당시 전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무안공항 건설이 확정되기 전부터 특정 정치인을 위한 ‘정치 공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착공과 건설 과정에서도 특혜 시비가 불거진 바 있다.
3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착공해 2007년 개항했다. 199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선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통령 후보가 무안·울진·김제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김대중 정부의 실세였던 한화갑 전 국회의원이 무안공항 설립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무안공항은 상당 기간 ‘한화갑 공항’으로 불리기도 했다. 결국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1998년 제2차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에 무안공항이 포함됐다. 같은 해 12월 제2차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이 고시되면서 공항 건립이 빠르게 궤도에 오르게 됐다.
1999년 착공 당시 호남 기업인 금호건설이 건설사로 선정된 것도 논란거리였다. 활주로 건설현장에 들어가는 골재납품을 특정 지역 업체가 전량 수주한 것을 두고서도 특혜 시비가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무안공항은 개항 전 연간 992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지난해 이용객은 24만6000명에 그쳤다.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개항 이후에도 이용객이 없어 활주로에서 인근 주민들이 고추를 말리는 장면이 목격돼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도 불렸다. 무안공항은 이달 전까지 국제선 정규 노선을 운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29일 참사가 발생한 무안∼방콕 노선은 제주항공이 이달 8일 운항을 시작한 신규 노선이다. 무안공항이 17년 만에 운영하는 첫 국제선 정기 노선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애초 30일 중국 동방항공과 산둥(山東)성 정기노선 운항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참사로 관련 행사도 무산됐다.
무안공항을 키우기 위해 유력 정치인들도 연이어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2022년 대선 후보 시절 “무안공항을 아시아나항공의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으나, ‘호남 기업 살리기냐’ ‘사기업의 경영 사안이 대선 공약으로 거론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등의 지적을 받았다.
무안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4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사장이 뒤늦게 사표를 낸 이후, 8개월째 공석이다.
최근에는 정치권의 광주 민·군 공항 무안 이전사업으로도 시끄럽다. 2023년 말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무안공항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4월 소음대책 마련 토론회 등이 열려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열린 강 시장과 김 지사, 김산 무안군수의 3자 회동이 무안군의 반대 입장만 확인하는 데 그치면서 오리무중인 상황이 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 정국의 여파까지 덮치며 무안공항 관련 사안은 1년째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고 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호남기업 금호건설은 특혜 시비
제주항공, 이달 무안 ~ 방콕 신설
개항 17년 만에 첫 정기 국제선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개항 당시 전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무안공항 건설이 확정되기 전부터 특정 정치인을 위한 ‘정치 공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착공과 건설 과정에서도 특혜 시비가 불거진 바 있다.
3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착공해 2007년 개항했다. 199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선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통령 후보가 무안·울진·김제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김대중 정부의 실세였던 한화갑 전 국회의원이 무안공항 설립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무안공항은 상당 기간 ‘한화갑 공항’으로 불리기도 했다. 결국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1998년 제2차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에 무안공항이 포함됐다. 같은 해 12월 제2차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이 고시되면서 공항 건립이 빠르게 궤도에 오르게 됐다.
1999년 착공 당시 호남 기업인 금호건설이 건설사로 선정된 것도 논란거리였다. 활주로 건설현장에 들어가는 골재납품을 특정 지역 업체가 전량 수주한 것을 두고서도 특혜 시비가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무안공항은 개항 전 연간 992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지난해 이용객은 24만6000명에 그쳤다.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개항 이후에도 이용객이 없어 활주로에서 인근 주민들이 고추를 말리는 장면이 목격돼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도 불렸다. 무안공항은 이달 전까지 국제선 정규 노선을 운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29일 참사가 발생한 무안∼방콕 노선은 제주항공이 이달 8일 운항을 시작한 신규 노선이다. 무안공항이 17년 만에 운영하는 첫 국제선 정기 노선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애초 30일 중국 동방항공과 산둥(山東)성 정기노선 운항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참사로 관련 행사도 무산됐다.
무안공항을 키우기 위해 유력 정치인들도 연이어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2022년 대선 후보 시절 “무안공항을 아시아나항공의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으나, ‘호남 기업 살리기냐’ ‘사기업의 경영 사안이 대선 공약으로 거론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등의 지적을 받았다.
무안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4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사장이 뒤늦게 사표를 낸 이후, 8개월째 공석이다.
최근에는 정치권의 광주 민·군 공항 무안 이전사업으로도 시끄럽다. 2023년 말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무안공항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4월 소음대책 마련 토론회 등이 열려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열린 강 시장과 김 지사, 김산 무안군수의 3자 회동이 무안군의 반대 입장만 확인하는 데 그치면서 오리무중인 상황이 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 정국의 여파까지 덮치며 무안공항 관련 사안은 1년째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고 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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