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잇단 문제 제기
이번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역대급 참사로 이어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이 ‘4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랜딩기어(비행기 바퀴)를 수동으로라도 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통상 유압장치 이상으로 인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조종사는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려 착륙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6월 13일 서울에서 출발한 진에어 LJ211편 여객기가 승무원과 승객 165명을 태운 채 일본 간사이 공항에 긴급 착륙했을 당시 유압 시스템 이상으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조종사가 수동으로 작동해 안전하게 착륙시켰다. 1000피트 이하까지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린다고 전해진다. 두 번째 의문은 조류 충돌 경고를 받은 뒤 조난신호인 ‘메이데이’를 보낸 이후의 시간이다. 조류 충돌 경고 후 구조 요청은 단 1분 만에, 이후 사고는 4분 만에 터졌을 정도로 모든 상황이 짧은 시간에 일어났다. 그 안에 ‘복행’이 필요했을 정도로 기내에서 관제탑의 조력을 충분히 받을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행이란 정상 착륙이 불가능한 경우 다시 이륙하는 조치를 말한다.
세 번째 의문은 동체착륙 장소다. 동체착륙은 기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조종 기술이 필요한 착륙으로 ‘마지막 카드’다. 전문가들은 잔디밭 등을 두고 딱딱한 활주로를 택한 데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2009년 1월 15일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한 US 에어웨이스 1549편이 이륙 2분 만에 새 떼와 충돌, 양쪽 엔진이 모두 고장 났지만, 조종사의 침착한 대처로 탑승자 155명 전원을 살린 실화를 담고 있다.
착륙 후 속도가 줄지 않았던 점도 의문으로 꼽힌다. 기체 결함도 거론된다. 활주로 끝단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활주로를 미리 연장했다면 사고를 방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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