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태국 등 하루 6회
국토부 “고강도 안전점검 시행”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고기인 제주항공 여객기가 사고 직전 이틀 동안 6개국의 주요 공항을 12차례 운항하면서도 정비와 점검을 할 수 있는 공항 체류 시간이 대부분 1시간 남짓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가동률이 높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확인이 된다”며 항공기 운항 전후 이뤄지는 점검과 정비 기록 등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30일 항공 전문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등록번호 HL8088)은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국내·외 공항 총 8곳을 오가며 모두 12차례 운항했다. 출발지와 도착지는 우리나라 무안과 제주·인천공항과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이었다. 이 비행기는 이틀간 짧게는 약 40분 안팎, 길게는 약 5시간 50분에 달하는 중·단거리 비행을 반복했다.

사고 하루 전인 28일 사고기는 이날 오전 10시 59분 무안공항을 출발해 낮 12시 4분 나가사키 공항에 착륙했다. 이어 도착한 지 48분 만인 낮 12시 52분 나가사키 공항에서 이륙해 오후 2시 무안공항에 도착했다.

사고기는 지난 27일에도 밤 9시 53분 제주공항을 출발해 밤 10시 32분 무안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53분 만인 밤 11시 25분 무안공항에서 다시 이륙해 다음날(28일) 새벽 3시 12분 코타키나발루에 착륙했다. 공항에 도착해 통상 1시간 남짓 대기한 뒤 곧바로 승객을 태우고 다음 도착지로 출발하는 운항이 반복됐던 것이다.

항공기는 이착륙 때마다 기체 주요 부분을 육안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과정을 거친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무리한 운항이라고 할 수는 절대 없고, 계획된 일정에 맞춰 항공기 정비 등을 철저히 하고 있고 출발 전후 꼼꼼하게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 교수는 “여객기 비행시간이 길고 운항 횟수가 많을수록 기체의 피로도가 늘며, 체류시간이 적을수록 정비·점검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짧아진다”고 지적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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