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생존자 두명 구조대에 진술
한명은 신경손상, 전신마비 우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에서 생존한 여성 승무원 구모(25) 씨는 구조대에 “비행기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펑’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에서 탑승객 181명 중 구조된 사람은 남자 승무원 이모(33) 씨와 구 씨 두 명뿐이다. 이씨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직후 구조대원에게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추정된다”면서 사고 원인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 전문가들은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을 지목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구 씨는 “비행기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후 폭발음이 들렸다”고 언급했다.

생존자들은 전날 가족 요청에 따라 목포 소재 병원에서 서울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 씨는 목포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응급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구 씨는 머리 일부분이 찢어지고 발목과 갈비뼈 골절상을 입었다. 주 진료과는 정형외과로 정해졌다. 의료진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려 때문에 구 씨가 있는 병실 TV를 치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된 이 씨는 참사 과정에 대해 “깨어나니 구조돼 있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사고 직후 목포한국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오후 4시 15분 전원했으며, 검사 결과 제9·10 흉추와 견갑골, 늑골 등 5곳의 골절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이 씨는 신경 손상으로 전신마비 등 후유증 가능성이 있어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 주웅 이대서울병원장은 전날 밤 브리핑을 열고 “이 씨가 경추가 고정된 상태라 목을 움직일 순 없는 상태지만 눈동자로 시선을 맞추거나 질문에 대해 적절한 대답을 하고 있다”며 “시간·장소·사람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인 ‘지남력’을 잘 유지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권도경·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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