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김인하(31)·문아영(여·29) 부부
저(아영)와 남편은 이웃사촌이었어요. 2022년 여름이 저물어 갈 때쯤 남편이 제가 살던 곳 1층에 새로 이사 왔어요. 주차하고 집으로 걸어가는 남편 모습을 멀리서 우연히 보게 됐는데요.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른 손에는 운동 가방을 쥔 채 성큼성큼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잘생겨 보였답니다. 남편과는 출근길에 자주 마주치면서 점점 친해졌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회식이 있어 차를 두고 출근하던 날이었어요. 출근길에 만난 남편은 선뜻 자기 차로 회사에 데려다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남편과 제 직장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때마침 비가 내려 남편에게 우산도 빌렸거든요. 우산을 돌려주려고 자연스럽게 전화 번호도 교환했어요. 그때부터는 식사 약속을 잡기도 하고, 시간 나면 같이 동네를 산책하면서 호감을 키웠어요.
그런데 연락한 지 두 달이 넘어서도 남편이 고백하지 않는 거예요. 분명 제게 호감이 있다고 확신했거든요. 그래서 돼지 껍데기에 소주를 마시면서 “나랑 사귈 마음이 없으면 그만 만나자. 친구로 지내지도 않을 거야”라고 으름장을 놨어요. 남편은 “이게 돼지 껍데기 뒤집으면서 할 소리야”라며 빵 터졌죠. 사실 남편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고백하려고 했었대요. 결국, 저희는 돼지 껍데기를 먹으며 1일을 맞이했답니다.
남편은 제게 한 번도 화내지 않았어요. 지난해 8월, 제주도로 여행을 갔는데 제 실수로 집으로 돌아오는 표를 끊지 않았다는 걸 제주공항에서 알았어요. 당장 남편은 내일 출근해야 해서 제가 가슴을 졸이고 있는데, 남편은 외려 “내가 좀 더 잘 체크해야 했는데…”라면서 절 안심시켰어요. 다행히 취소 표가 생겨 남편 일정에 차질은 없었어요. 그날 경험이 제가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됐답니다. 지난 8월 결혼한 저희 부부는 앞으로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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