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직전 울릉도 가는 길에 묵호에서 일행이 기념촬영을 했다. 맨 왼쪽이 김한욱 형, 왼쪽 네 번째가 필자.
코로나 사태 직전 울릉도 가는 길에 묵호에서 일행이 기념촬영을 했다. 맨 왼쪽이 김한욱 형, 왼쪽 네 번째가 필자.


■ 자랑합니다 - 나의 귀한 이웃 김한욱(전 성동구 약사회장)

김한욱은 이웃에 사는 아내의 50년 지기 친구의 남편이다. 같은 단지 내 아파트에서 15년 가깝게 살았다. 긴 세월을 살아오며 서로 집안의 숟가락 숫자까지 아는 사이다. 부부끼리 일 년에 한두 차례 여행하며 가끔 외식도 한다. 70줄에 들어서니 아내들이 여기저기 아픈 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최근 몇 년간은 놀러 가지 못했다.

그는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 성수동의 낡은 건물에서 40여 년 동안 약국을 운영하다 재건축 바람에 지금은 종로의 친구 약국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돈에는 무심한 사람이며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한 아파트에서 20년을 살며 도배 한 번 하지 않았다. 물자 낭비라고 생각한다. 수십 년 된 가재도구를 버리지 않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시내 종묘 노인들이 가는 허름한 이발소에서 머리를 자르기도 한다. 평생 해외여행을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주변 지인들을 챙기며 시골의 일가친척을 방문할 때면 후하게 선물을 준비한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9년여 병원에서 요양하던 손위 동서에게는 돌아가시기까지 일요일마다 찾아가 휠체어를 밀며 위로했다.

속정이 깊은 사람이다. 일전에 부부끼리 여행을 자주 다니던 아내의 친구가 별세해서 함께 아산병원으로 문상을 간 적이 있었다. 친구 남편과 맞절을 하는데 그가 눈시울을 붉히며 꺼이꺼이 통곡을 했다. 홀로 남겨진 망부의 아픔에 감정이입이 된 것이리라.

장남으로서 제사를 지극정성으로 모신다. 자손이 없는 집에 양자로 간 부친 덕분에 그는 일주일 사이에 두 번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제사를 간소화하는 추세지만 그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부인 역시 남편 말에 이의를 달지 않으니 부창부수다.

성동구 약사회 회장,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의 감사 그리고 서울약사신용협동조합 대표 감사로도 봉사했다. 원리원칙을 지키며 부정부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 깐깐한 성격이다.

조선시대 선비의 환생을 보는 듯하다. 오늘날 같은 염량세태에서 박물관에 가서나 만나 볼 수 있는 인물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세밑 그를 이웃으로 둔 것이 참으로 행운이구나 생각된다.

김한욱 형. 아무쪼록 건강을 잘 챙기시고 오래오래 이웃으로 정을 나누며 살아갑시다. 고맙습니다. 자랑합니다.

허남정(전 한일경제협회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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