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자연의 섭리로 돌아가는 것인가. 미국이 ‘일광절약시간제(DST)’를 폐지할 거라는 소식이다. 우리도 올림픽 같은 국제행사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시행해봤지만, 이딴 걸 왜 하나 싶었다. 에너지 절약만 노렸을 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은 무시했다. 일상의 루틴과 바이오리듬은 또 얼마나 흐트러졌던가.
자연의 순리를 본질로 하는 것은 일상에서나 그림에서나 매한가지다. 한국화, 특히 수묵화 자체가 형사(形寫) 이전에 자연의 이치를 수행하는 것이다. 한국화가 미래에도 어필될 수 있는 근본이기도 하다. 서범구의 한국화도 그러한 이치를 담고 있다. 물론 이 토대 위에 겨울철 산하의 설경을 그린 것이다.
유난히 겨울의 자연을 좋아하는 것은 선비적 기개가 있어서다. 사실 추위가 좋아서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것이니 묵묵히 받아들인다는 것이 맞을 게다. 또한 수묵의 가치와 완성도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자아를 강인하게 단련시키고, 공허한 내면을 사유로 채워나갈 수 있는 겨울의 산으로 안내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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