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유의 현직 대통령 영장 발부
공수처 ‘내란죄 수사권’ 인정
집행시 경호처와 충돌 불가피
영장에 ‘내란 수괴’ 죄목 적시
신병확보후 서울구치소 구금
체포시한 내년 1월 6일까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법원이 31일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비롯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하게 됐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3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한 바 있어 윤 대통령 신병확보 과정에서 공조본과 대통령실 경호처 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조본은 이날 경찰과 윤 대통령 체포를 위한 인력동원 규모, 일시 등을 협의한 후 영장 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법원은 영장 발부 사유로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죄를 범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체포 시한을 내년 1월 6일까지로 못 박았다. 공수처 관계자는 정확한 체포영장 집행시점에 대해서는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논의해야 한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집행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병을 확보하면 공수처 또는 체포지 인근 경찰서로 윤 대통령이 이동하게 된다”며 “구금할 장소는 서울구치소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영장 발부 자체가 윤 대통령 측에 강한 압박이 되는 만큼 이 기간에 윤 대통령에게 추가 소환통보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에 적시된 죄목은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전 대구고검장) 변호사는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것은 불법적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서는 것이 불법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통령 경호처는 형사소송법 110조·111조에 따라 군사·공무상의 비밀을 내세워 집행을 막을 수 있다. 공수처·경찰이 물리적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윤 대통령을 체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가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체포영장에 적시된 죄명은 내란 수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와 관련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검찰의 내란죄 수사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의 내란죄 등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불거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 청구가 사실상 공소제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업무연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수처법상 대통령은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지만 기소 대상은 아니다. 이 때문에 공소를 제기하려면 검찰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체포영장 발부 후 체포가 이뤄지면 신병확보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그 자체로 검찰 기소 권한을 일부 침범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검찰은 뇌물혐의를 받은 감사원 간부 A(3급) 씨에 대해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
정선형·이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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