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에 의존해 원가 부담
내년 출하량 35년만에 최저 우려
중국 업체들 위협도 불안 요인


최근 대통령 탄핵정국 여파에 따른 원·달러 환율급등으로 시멘트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화석연료인 유연탄 구매비용이 20여 일 만에 약 3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환율상승 외에 건설경기 부진과 전기요금 인상·중국산 수입시멘트 위협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내수 시멘트 출하가 35년 만에 4000만t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멘트 업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연간 유연탄 구매비용은 지난 3일부터 27일까지의 환율상승으로 인해 기존 5291억 원에서 5585억 원으로 5.6% 증가했다.

국내 연평균 유연탄 수입량은 약 356만t인데, 여기에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서 발표하는 유연탄 수입가격과 지난 27일 한때 기록했던 환율 1480원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더 치솟는다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원가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최근 내년도 시멘트 내수 출하를 4000만t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수출은 일부 증가한 330만t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도 시멘트 총 출하 전망치는 4330만t으로 전년(4652만t) 대비 6.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선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으로 내수 4000만t 선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990년(내수 3390만t) 이후 35년간 단 한 차례도 내수 출하가 4000만t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며 “자칫 시멘트산업이 1960년대 수준으로 후퇴한 일본의 뒤를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자국 불황 타개를 위해 한국 시장 공략 기회를 엿보고 있는 중국 시멘트업계 위협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철강·석유화학 등 국내 대표 기간산업들처럼 중국의 위협으로 고사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정부가 단행한 전기요금 인상도 주요 부담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당시 산업용 전기요금이 ㎾h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오르면서, 시멘트 제조원가 가운데 가장 비중이 컸던 유연탄 수입비를 전기요금이 앞지르기도 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