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전경. 무안공항 제공
무안국제공항 전경. 무안공항 제공


연간 519만 명·운항 14만 회로 설계됐으나 크게 못 미쳐
참사로 이달 예정된 무안·광주통합공항 실무협의도 연기



무안=김대우 기자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의 연간 이용객과 항공기 운항 편수가 애초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무늬만 국제공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운항 중인 항공편도 여행사에서 좌석 전체를 임대한 전세기(부정기편)가 대부분이고, 성수기인 동절기(11월∼3월)에 정기편을 반짝 유치해 운항하다 비수기에는 공항이 텅 비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2일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2007년 11월 국제공항으로 개항한 무안공항 이용객은 개항 이듬해인 2008년 13만 명에서 2019년 89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3년 23만 명, 지난해에는 34만 명에 그쳤다. 연간 국제·국내선 여객 519만 명을 처리할 수 있게 설계된 것에 비하면 이용객이 크게 못 미친다. 국제공항임에도 지난해 이용객이 국내선만 운항하는 광주공항(181만 명), 여수공항(58만 명), 울산공항(40만 명)보다 적다. 지역 정치인들의 선심성 공약으로 추진된 지방 ‘정치공항’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안공항은 항공기 운항도 연간 14만 회를 처리할 수 있지만, 지난해 운항실적은 고작 2274편(정기 1068편·부정기 1206편)에 불과하다. 무안에서 일본·대만 등을 매일 오가는 ‘데일리 노선’이 개항 17년 만인 지난달 2일에야 취항했다. 참사 직전까지 운항 중이던 8개국 16개 노선 중 정기편은 6개 노선뿐이다.

이마저도 오는 3월이면 대부분 운항이 종료된다. 추가 정기편을 유치하지 못하면 전세기만 뜨고 내리는 공항으로 전락할 처지다. 이번 참사 역시 항공사와 여행사가 협업한 단체여행 전세기였다.

이 때문에 전남도는 항공사에 운항 장려금을 지원하며 정기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번 참사로 무안공항 활성화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무안·광주통합공항 논의와 활주로 연장, 무안공항 호남 KTX 2단계 개통 등 핵심사업도 동력을 잃을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광주 민간·군통합공항 이전 논의를 위한 범정부협의체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파로 무기한 연기된 데 이어 국방부 주관으로 광주시·전남도가 참여해 이달부터 매달 개최할 예정이었던 실무협의체 회의도 이번 참사로 순연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향후 통합논의 과정에서 무안공항의 철새와 짧은 활주로에 대한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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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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