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시엔 근무자 2명 불과
경력도 각각 3·5년으로 짧아
‘판단 미숙했는지’조사 필요


무안=조율·이재희 기자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에 근무하는 관제사는 총 7명으로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적정인원인 17명에 한참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당일에는 평균 경력 4년의 관제사 2명이 근무 중이었는데, 무안공항이 국제선 정규 노선을 운행한 지 21일 만에 벌어진 참사여서 경험이 부족한 관제사들이 미숙한 판단을 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시 무안공항 관제탑에 근무하던 관제사는 2명으로 각각 경력 5년과 3년 6개월이었다. 무안공항 관제탑에 근무하는 관제사는 현재 7명으로 2∼3명이 한 조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원은 ICAO가 정하고 있는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019년 시행한 ‘항공교통관제 안전확보를 위한 국민참여 조직진단’에 따르면, 관제기관별 현원 및 ICAO 기준에 따른 적정인원 산출 결과, 무안공항에 필요한 관제사의 적정인원은 17명이다. 적정인원의 절반도 되지 않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당시 무안공항의 관제사 인원은 6명으로 관제사 충원율이 35.3%에 불과해 국내 공항 중 충원율이 가장 낮았다.

관제사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중은 피로도로 곧장 연결된다. 항공교통관제사 피로관리 국제기준에 따르면, 항공교통관제사 근무시간은 12시간(야간 10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며 관제 업무시간은 휴식시간 없이 2시간을 초과하지 않고 1회의 휴식시간은 30분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에도 ‘연속 5일 초과근무 금지, 연속 근무시간 10시간 이하, 최종 근무 마친 후 8시간 이상의 휴식시간 보장’ 등을 담은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해당 기관의 근무 조건, 환경, 인원 및 교통량 등을 고려해 근무 편성을 적절히 변경 운영할 수 있다’는 예외를 상시 허용하고 있기도 하다. 10년 차 관제사 A 씨는 “항공 이동량은 늘어나는데 관제사 인원은 충원되지 않다 보니 관제사들이 일주일에 초과근무를 10시간 넘게 하거나, 주 6일 근무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며 “조류충돌 문제 등 심적 부담감이 큰데 피로도까지 높아 관제사들 모두 업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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