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기록·증거물 조합해 검증
구체적 내용 공개하지 않기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원인을 밝힐 핵심 열쇠 2가지 중 하나인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의 음성파일 전환작업이 완료된 가운데 음성 품질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정부 관계자는 전날 완료된 CVR 음성파일 전환작업 결과에 관해 “이번 음성파일은 약 2시간 용량”이라며 “정상적으로 음성기록 등의 자료 보관이 이뤄진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사고 항공기의 동체착륙 직전 상황 등 구체적인 음성기록 내용은 즉각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아직은 (분석) 초기 단계”라며 “현장 증거물이 그대로 있으니 여러 증거물과 조합하며 (사고 경위를) 검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비행기록장치(FDR)의 기록과 같이 맞춰봐야 하고 (사고 경위를) 다시 시뮬레이션해 봐야 되는 상황”이라며 “CVR이나 FDR 기록이 단시간 내에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VR에는 조종실 안에서 이뤄진 조종사의 음성 또는 항로 도착지 공항에 진입하면서 관제사와 나눈 대화 내용 등이 기록된다. 또 FDR에는 실제로 비행기에 어떤 조종이나 조작이 이뤄졌고 기체가 기능적으로 어떻게 작동됐는지에 대한 기계적 기록이 담긴다. 이 과정에서 CVR의 음성기록에 남은 대화 내용과 실제로 기체에 이뤄진 조종 내용, 기계적 기능이 제대로 일치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사고 직전 제주항공 7C2216편 기체에서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기계적 결함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종사의 ‘기계 작동 시도’ 대화 내용과 실제 기계적 작동 여부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CVR을 통해 이번 참사의 최초 발단 등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음성으로 주고받은 대화 내용에서 기계적 작동만이 아니더라도 방콕부터 도착지 공항까지 어떤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담겨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선 CVR과 FDR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주·구혁·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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