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객기 꼬리 기중기로 들어올려
희생자 유해·유류품 추가 수색
“사고조사 12단계 중 현재 4단계”
무안=조율·조언·이재희 기자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수습 당국이 3일 유일하게 형체가 남은 사고 여객기의 꼬리 부분을 기중기로 들어 올려 희생자 유해 및 유류품 확보에 나선다. 경찰은 유류품으로 확보한 휴대폰·태블릿 107대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해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예정이다.
3일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족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열고 “(시신의) 본체와 파편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오늘 여객기 꽁무니를 기중기로 들어 올리려고 하는데, 거기서 추가 파편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고 발생 후 179명의 시신으로부터 나온 시신 조각 606편(片)을 수습해 DNA 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신원이 확인된 시신과 파편으로 수습된 신체 일부에 대한 대조작업을 거쳐 유해를 봉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시신 수습 과정에 있지만 모든 시신편을 모으는 과정에서 공간·작업 방식 등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며 “현재까지 8명의 (봉합)작업이 완료됐고, 시신편이 많지 않은 희생자부터 차례대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희생자 179명 중 42명의 시신만이 유족에게 인계됐다.
당국은 사건 당시 전말의 재구성을 위해 유류품 중 수거된 희생자들의 휴대폰·태블릿 107대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포렌식 동의를 얻고 사고 당시 하루 동안의 메시지, 영상 등을 추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까지 여권, 신분증, 캐리어, 이름표 등 소유자가 확인된 102명의 유류품을 전달했다. 당국은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유류품은 화물저장소에 보관 중이며, 유가족대표단과 조율해 처리를 논의할 방침이다.
수사 당국은 보다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관제탑과 조종사 간 교신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사고 항공기 조종사의 훈련기록부 및 사고기 정비 이력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항공기 사고 조사는 국제기준·국내법령에 따라 총 12단계로 나뉘는데, 현재는 관련 정보와 자료 수집을 위해 현장을 살피는 ‘4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여객기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 분석을 위해 내주 조사관 2명과 함께 미국으로 보낸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시신 인계가 더뎌지고 있다는 말에 절망했다. 여객기 꼬리를 들어 올리는 일정을 문의한 유족은 “시신의 일부를 기다리고 있는…”이라고 운을 뗀 뒤 눈물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한 유족은 유해를 추가로 수색한다는 말에 손을 모으며 “꼭 좀 많이 찾게 해주십시오…”라며 울먹였다. 또 다른 유족은 “유족들이 보상금을 받기 위해 저런다는 등 가짜뉴스·유언비어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유족들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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