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소추단이 지난 3일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은, 국회에서 가결된 탄핵소추안 자체의 정당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내란죄 여부는 형사재판에서 다루고, 탄핵심판에선 비상계엄 조치의 헌법 위반 여부만 판단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본질에는 변함없고, 신속한 결정이 국정 안정”이라고 주장한다.

대통령 탄핵소추의 두 축은 비상계엄 선포 자체의 위헌성, 비상계엄 집행 과정의 불법성이다. 윤 대통령 측이 계엄 선포 자체를 헌법상 고유권한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가장 선명한 탄핵 사유는 헌법 절차(국무회의 심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고, 헌법기관(국회·선거관리위원회) 권능을 불가능하게 만들려 한 내란 혐의다. 앞부분은 통치행위라고 주장할 여지라도 있지만, 뒷부분은 명백한 위헌·불법적 행위다. 여당 의원 중에 탄핵소추에 동참한 의원들도 이 부분을 심각하게 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빼자는 것은 탄핵소추안 자체의 성격을 바꾸는 것으로 봐야 한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때 뇌물·강요 등 형법상 범죄 혐의를 제외한 전례와는 크게 다르다.

민주당이 내란 혐의를 탄핵소추안에서 제외하려 한다면, 국회에서 재의결을 받는 게 타당하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한 판단도 헌재 몫이다. 가장 합리적 방안은, 그대로 심리를 진행하면서, 국회 소추단에서 내란 부분을 다투지 않고, 헌재는 모든 상황을 종합해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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