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트럼프 취임 뒤 정세 변화 대통령·총리 공백 리스크 심각 소통·신뢰·기여 ‘3C’로 넘어야
한미동맹 윈윈 효과 설명하고 캠프험프리 중요성도 알려야 造船 협력 등 전화위복도 가능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한미동맹 관계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트럼피즘으로 불리는 ‘미국 우선주의’(AF·America First)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 2.0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취임 즉시 보편관세를 도입하고, 특히 중국을 향해서는 60%의 관세를 적용할 것임을 공언했다. 더욱이 한국을 향해서는 ‘금전출납기’(Money Machine),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예고한 상황인 만큼 한미동맹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및 총리 탄핵, 이후의 관련 수사 등으로 국방장관과 군 지휘부가 대행 체제로 움직이고 있어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안보 리스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고 김정은이 영토 평정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대남 협박을 일삼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기반인 만큼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이에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알파벳 ‘C’로 시작되는 3가지 키워드의 실행을 제언한다.
첫째, 소통(Communication)이다. 소통이란 인간관계를 유지함에 있어 호흡과 같은 필수 요소다. 개인 관계와 가족 관계는 물론 국가 간 관계에서는 더욱 필수임을 부인할 수 없다. 트럼프 새 행정부와 긴밀한 의사소통이 매우 긴요한 시점이다. 더욱이 국내 정치적으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한국의 정국과 무관하게 한미동맹이 철통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현 국무장관의 방한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것도 긍정적인 일이다. 정부 당국 간은 물론, 의회와 군사 당국, 나아가 민간 차원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해 소통의 기회를 넓혀 나가야 한다. 소통의 내용은 현 상황 인식 공유, 각종 현안과 한미동맹의 미래, 워싱턴선언과 캠프데이비드 합의 등 기존 합의 이행과 관련된 것도 포함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둘째, 신뢰(Confidence)이다. 신뢰란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필수 요소인 동시에 접착제와 같다. 이는 모든 관계에 적용된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신뢰는 관계의 지속과 발전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안보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관계에서는 더욱 중요한 요소다. 널리 알려진 대로 한미동맹은 피로 맺어진 혈맹이다. 6·25 남침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4만 명 가까운 미국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다시는 이런 침략의 비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목표로 한·미 양국은 동맹을 맺었고, 지난 70여 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 세계 최강의 동맹으로 발전했다. 동맹에서 신뢰란 서로를 지켜줘야 한다는 분명한 의무를 느끼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신뢰는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고 가치를 공유하며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때 축적된다. 정상 간 신뢰는 더욱 중요하다.
셋째, 기여(Contribution)이다. 기여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즉, 동맹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 사실 한미동맹의 초창기에는 미국이 거의 일방적으로 한국을 돕는 형태였다. 하지만 우리의 국력이 성장하면서 기여도는 점점 높아졌고 이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한미동맹에 기초한 대북 억지력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인·태 지역 안정에도 기여한다. 평택 캠프험프리는 해외 미군기지 중 가장 규모가 크며, 전략적 위치와 역할 또한 중요하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은 미국 인·태 전략의 린치핀(linchpin)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 직후 한·미 정상 간 통화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조선(造船) 분야에서 한국의 기여를 기대했다. 한미동맹이 트럼피즘, 즉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인식을 가지도록 한다면 트럼프 2.0 시대의 한·미 관계는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
앞서 살펴본 ‘3C’라는 키워드 ‘소통·신뢰·기여’의 실행으로 한미동맹이 더욱 공고해지고 발전하며,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