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웅 ‘도시 이야기’, 72×60㎝, 책, 혼합재료, 2024.
이정웅 ‘도시 이야기’, 72×60㎝, 책, 혼합재료, 2024.


우리 사회와 역사, 어느 부분이든 떼서 그대로 드라마로 만들어도 성공할 수밖에 없다. 과장이나 조미료가 필요 없는 날것, 그대로 작품이 되는 곳이다. 혼란과 재난 속에서도 다들 새해를 맞아 덕담을 건네는 여유에 안도한다. “잠시 맑았다 비 오고, 또 비 오다 맑아지는 것”(乍晴乍雨雨還晴·김시습)이 어디 날씨만이던가.

한 사회의 저력이란, 얼마나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이 쌓이고 쌓여 생겼겠는가. 보통은 통계 수치를 통해 가늠되곤 하지만, 그것을 조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이정웅은 이 주제와 관련해 독자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여온 어떤 텍스트 이미지들이 그것이다.

책의 단면을 얇게 썰어낸 것들을 타일처럼 화면에 붙여나가 부조적 그림이 되었다. 하나의 사회(도시)는 유구한 역사 구성원들의 뜻과 뜻이 켜켜이 쌓여가면서 구축되는 것임을 시사한다. 우리 문화 콘텐츠들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현상이 우연은 아니다. 새해가 밝았으니, 국운이 상승하기만을 빈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