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끌어내라”-“몸던져 막을것”
경찰 통제펜스 밀치면서 항의
몸싸움 위기 경찰 제지하기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재시도가 ‘초읽기’에 들어간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엔 또다시 윤 대통령 지지·반대 단체들이 충돌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체포를 저지하겠다”는 보수단체는 밤샘 집회를 이어간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수백 명이 집결해 ‘탄핵 반대’를 외쳤다. 윤 대통령의 체포와 탄핵을 촉구하는 이들은 “빨리 체포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분된 시위가 과열돼 양측이 부딪히고, 이들을 통제하는 경찰과 대립하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르면 이날 오전부터 영장이 재집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새벽부터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갔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 무효’ ‘윤석열을 지키자’ ‘오동운 공수처장을 체포하라’ 등 구호를 부르짖었다. 참가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체포영장 집행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3일부터 8일까지 5박 6일간 텐트에서 노숙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김명환(61) 씨는 “대통령을 공수처가 잡아가는 건 위헌이고 국가를 전복하려는 행위”라며 “나라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여기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기 양주시에서 왔다는 김모(67) 씨는 “공수처에서 체포영장을 치러 온다면 내 몸을 던져 막을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를 자행했고 판사가 이를 은폐했다. 부정선거 수사하려는 계엄을 막으려 탄핵하는 것”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등 피켓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 수십 명은 인근인 한남동 일신홀 앞 보도에 모였다. 이들은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흔들고 ‘윤석열 당장 나와 수사받아라’ ‘끌어내라’ 등 구호를 외치며 조속한 체포영장 집행을 요구했다. A 씨는 “영장 집행이 1차 때는 불발됐는데 이번에야말로 하루빨리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0대 남성 B 씨도 “정의 실현을 위해 윤석열이 빨리 체포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가 과열되면서 양측 시위대 사이에 갈등이 격화되기도 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찬성 진영을 향해 “빨갱이는 북으로 가라”고 외치는가 하면, 태극기를 들고나온 한 찬성 집회 참가자를 향해 “태극기를 내려라”며 욕설을 쏟아냈다. 찬성 집회 참가자들도 “우리가 태극기를 왜 내리냐”며 맞받으며 경찰의 통제 펜스를 거칠게 밀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통제 바리케이드를 막고 있는 경찰을 향해 “길을 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 반대 집회 참가자가 “너네 불법 집회잖아”라며 상대 진영에 소리를 지르자, 발끈한 찬성 집회 참가자가 몸싸움을 하려 달려들면서 경찰이 제지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조율·노지운·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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