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피크아웃에 ‘5만전자’
포스코 51조·LG 45조 감소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대기업 집단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이 약 251조 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피크아웃(Peak out·정점을 찍고 하락)’으로 시작된 하반기 주가 하락 여파로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166조 원가량 감소해 하락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8일 증시 시작 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잠정)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6조5000억 원이라고 공개했는데 대장주의 부진으로 약세장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지정된 대기업집단 88곳 중 상장 계열사가 있는 79곳의 2024년 말 기준 시가총액은 1651조6772억 원으로 전년(1902조3093억 원) 대비 13.2%(250조6321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삼성 상장 계열사의 지난해 시가총액이 543조33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6조7496억 원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포스코(-51조3751억 원), LG(-45조3758억 원), 에코프로(-35조7773억 원), 카카오(-15조1440억 원) 순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가총액만 165조9297억 원 감소해 전체 감소액의 66.2%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7월 한때 8만880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그해 11월 14일 4년 5개월 만에 4만 원대(4만9900원)까지 추락했다. 당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국내 반도체 산업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33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등 위기감이 확산됐다.
이날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에는 위기감이 여전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7조7096억 원)보다 15.7% 밑돌았다.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 못하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1.96% 하락한 5만490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오전 11시 현재 5만6800원을 기록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소비자가전쇼(CES) 2025’에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관련한 성공을 확신한다고 밝힌 데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추세적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HBM의 성과 증명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동률 회복 등 기술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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