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
가수 나훈아


탄핵 찬반 입장 내거나 잘잘못 따지지 않아
일부 언론·정치권, 또 다시 ‘색깔론’으로 끌고 가


은퇴 콘서트를 진행 중인 가수 나훈아가 정치권을 향해 던진 소신 발언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이 날 나훈아는 “국방·경제 버리고 지금 딴짓들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또 다시 ‘색깔 논쟁’에 치중하며 핵심 메시지를 호도하는 모양새다.

나훈아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첫째날 공연에서 민생은 뒤로 한 채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일침을 놓았다.(본지 10일 단독 보도 참조)

이 날 나훈아는 자신의 히트곡 ‘공’을 부르며 만담 형식으로 “정치하는 분들이 반은 국회에서 밤을 새고, 탄핵을 하니 생 지X을 하든 뭘 하든 다 좋다”면서 “다 좋은데, (나머지) 반은 국방을, 우리가 먹고 사는 경제에 신경 써야 한다. 경제고 국방이고 다 어디로 가버리고 지금 딴짓들만 하고 앉아 있다”고 꼬집었다. 이 날 나훈아는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을 내거나 잘잘못을 따지지 않았다. 즉 정치적 이념을 드러내지 않고, 민생은 뒷전이고 ‘밥그릇 싸움’에 열중하는 정치권을 향해 “아무 것도 모르시는 우리 어머니도 이 세상을 두 개의 논리로 나누지 않고 ‘형제가 싸우면 안된다’고 하셨다”면서 “묻고 싶다. 너희가 지금 하는 꼬라지가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하는 짓거리인가?”라고 되물었다.

가수 나훈아
가수 나훈아


하지만 향후 나훈아의 발언은 특정 정치 이념을 두둔한다는 식으로 해석됐다. 이 날 나훈아가 “나가 요새 방향 감각이 없다. 오른쪽이 어데고, 왼쪽이 어데고”라고 물은 뒤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치고 있다. 왼쪽 니는 잘했나?”라고 외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였던 지난해 12월7일 열린 그의 대구 공연 발언에 대한 보도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나온 목소리다. 그의 발언이 ‘색깔론’으로 훼손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이 날 나훈아는 “내 생각과는 관계없이 저거(자기들) 색깔에 맞게, 맘대로 막 쓴 기다. 그럼 안 된다”면서 책임 공방을 따지는 여야 모두를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나훈아는 공연 때마다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날도 정치권을 향한 비판 외에 자살률 1위, 성형 강국, 저조한 출산율 등 현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두루 짚었다. 또한 북한 정권도 거침없이 비판했다. 지난해 열린 공연에서 “북쪽의 김정은이라는 돼지는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 말거나 살이 쪄서 혼자서 다 한다”고 말했던 나훈아는 이 날 “지금 우리 머리 위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군인들이 계속 잡혀 가고, 어떤 군인은 찔찔 울고 앉았는데 이 것들한테 우리 생명을 맡긴다? 웃기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언론들이 이런 걸 생중계한다는 게 문제다. 그러면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라고 꼬집었다.

한편 나훈아의 발언에 대해 11일 김영록 전남지사는 “양비론으로 해석할 일이 아니”라며 반박했고, 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평생 많은 사랑 받고도 세상 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 참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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