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ES 2025’서 주목받은 기술
올 우선입주 앞둔 日‘우븐시티’
보디가드 드론·반려로봇 현실화
엔비디아 ‘로봇의 대중화’ 선언
SKT, 3월 AI 개인비서 서비스
롯데이노 가상세계 콘서트 눈길
글로벌 시장을 뜨겁게 달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5’의 최대 화두는 ‘삶으로 들어온 인공지능(AI)’으로 요약된다. AI는 모빌리티나 로봇 기술과 합쳐졌을 뿐 아니라 도시 전체를 관리하는 개념으로까지 확장돼 일상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기술이 인류의 삶 속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를 담은 ‘다이브 인(DIVE IN·몰입)’을 주제로 열린 올해 CES의 참가자는 14만1000여 명, 참가 기업은 4500여 개(160여 개국)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은 전년(760여 개) 대비 30% 넘게 늘어난 1000여 개로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현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AI 미래 기술들을 살펴봤다.
◇일본 애니 속 미래도시 = CES 2025에서는 일본 자동차 회사 토요타가 AI와 자율주행,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만든 ‘우븐시티(Woven City·직조도시)’가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6일 CES에서 우븐시티 프로젝트의 중간 경과를 발표하며 “살아 있는 실험실”이라고 말했다. 5년 전 CES에서 직접 ‘우븐시티’ 건설 계획을 공개했는데, 올해 전시회에서 지난달 1단계 건설이 끝났음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우븐시티가 그리는 미래는 늦은 밤 ‘보디가드 드론’이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반려견처럼 생긴 로봇이 노인의 건강을 돌보며 함께 노는 모습을 포함한다. 또 무인 자율주행 수송 차량이 전용 도로를 통해 사람과 짐을 실어나르고, 장거리 여행엔 자율주행 전기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다.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스소노(거野)에 들어선 우븐시티는 70만8000㎡(21만4000평)로 축구장 약 100개 크기와 맞먹는다. 토요타는 자율주행·로보틱스·AI 등 모빌리티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이곳에서 실험할 예정이다. 1단계로 이 중 5만㎡에 건물을 지어 완공했다. 이곳엔 올가을 무렵 토요타와 계열사 직원 약 100명이 우선 입주할 예정이다. 최종 거주 인원은 2000명이 될 전망이다.

◇AI플랫폼 시대의 서막 = 8년 만에 CES 기조연설에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로봇의 대중화’를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로봇을 개발할 수 있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주변에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황 CEO는 이를 위해 AI 로봇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발표하고 대중에 무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개발자들이 AI 로봇을 개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로봇 개발이 더 이상 빅테크의 전유물이 되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이 공개한 AI 개인 비서 서비스 ‘에스터’도 큰 관심을 받았다. SK텔레콤은 8일 현장에서 에스터의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3월 북미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 하반기 본격적으로 출시 예정이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을 대신해 작업하고 결정을 내리는 AI 시스템이다. 개인의 일정과 취향에 맞춰 답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에스터’에는 사용자가 일상적인 언어로 대화해도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가 탑재된다. SK텔레콤은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와도 기술 협의를 논의하고 있다.
◇AI로 부활한 메타버스 = 한때 테크 업계의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다가 밀려난 산업들도 AI를 만나 부활하고 있다. 지난해 CES 행사에서 메타버스를 앞세운 전시관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AI와 결합해 현실과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콘텐츠가 제작되고, 기기(하드웨어)도 발달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롯데이노베이트가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가 이목을 끌었다. 부스 방문자들은 메타가 만든 확장현실(XR) 기기 ‘퀘스트3’를 끼고 칼리버스에 구현된 K-팝 무대를 봤다. 관람객들은 춤을 추거나, 가까이 다가오는 가수들에 놀라 흠칫하기도 했다. 이들의 눈앞에 펼쳐진 무대는 모두 AI로 구현된 가상의 세계다. 회사 관계자는 “AI를 통해 가수와 무대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이 현실의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도록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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