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경호처 대테러과 직원들로 추정되는 인사들이 경내를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경호처 대테러과 직원들로 추정되는 인사들이 경내를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野 “尹, 경호처간부들 잇단 오찬
‘총 안되면 칼이라도 휴대’언급”

尹측 “허위사실 유포” 강력 반발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대통령경호처 주요 간부들과 이례적으로 ‘연쇄 오찬’을 벌이며 내부 균열 조짐이 있는 경호처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각종 경호처 내부 제보를 근거로 윤 대통령이 경호원들에게 화기 등 ‘무기 사용’을 지시했다고 밝히는 등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버티기’로 일관하는 윤 대통령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무력사용 검토지시’ ‘무기 사용 독촉’ 등은 허위 사실 유포”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10일 대통령이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과 점심을 먹었고 12일엔 경호차장, 경호본부장, 핵심 부장 4명을 추가해서 6명이 함께 오찬 한 걸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11일에도 3급 이상 경호처 간부들과 오찬을 했다는 정치권 주장이 맞다면, 윤 대통령은 사흘 연속 경호처 간부들과 오찬 회동을 한 것이 된다.

윤 의원은 “윤석열 씨가 (경호원들에게) 밥까지 먹이면서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경호원들에게 연일 무기 사용을 지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씨는 1월 12일에도 경호처 간부 6명과 오찬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무기 사용을 이야기했다”며 “(윤 대통령이)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서 무조건 막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은 평소 일상적인 업무 매뉴얼에 의한 적법한 직무수행을 강조하였을 뿐 위와 같은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며 “또 경호처 직원들의 정상적인 근무 모습을 마치 총기를 소지하고 대비하는 듯한 사진으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또 “경호처 간부들에 대한 체포 영장 신청과 줄소환은 경호처의 지휘체계를 무력화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며 “경호처 간부들은 변호인을 선임해 출석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이후 당당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일선 경호원들을 방패막이로 삼아 사법 절차에 응하지 않는 윤 대통령에 대한 반발 기류도 많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경호처 직원은 윤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 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서 당신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지금 윤석열 씨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경호처 강성 지휘부를 멀리하고 국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달라”고 썼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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