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구도가 3주 만에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며 아전인수식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1월 2주(7∼9일)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34%, 민주당은 36%였다. 직전 조사인 12월 3주(17∼19일)의 국민의힘 24%, 민주당 48%로 24%P였던 차이가 2%P로 급감했다. 국민의힘 약진은 대구·경북(33→52%)과 서울(21→40%), 60대(31→ 53%)가 주도했다. 갤럽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 내란죄 제외 등으로 인한 보수 결집을 요인으로 들었다.
민주당은 보수층 과다표집을 지적한다. 12월 3주 조사 대상 1000명 중에 보수는 267명, 중도 250명, 진보 357명이었다. 이번엔 1004명 중 보수 331명, 중도 274명, 진보 293명이었다. 응답자 구성 비율에서 보수가 7%P, 중도가 2%P가량 늘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정치 성향은 상황에 따라 변동한다. 보수층이 적극적으로 응답한 결과로 추정되지만 보정할 기준도 없다. 지난 6∼8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 36%, 국민의힘 32%로 집계된 것을 보면, 보수 결집은 전반적인 추세다. 휴대전화 면접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다만, 장기 추세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여론의 초점이 탄핵 찬반 속에 점차 대선으로 옮아가는 점이다.
갤럽 조사에서 ‘장래 대통령감’(자유 응답)을 묻는 질문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2%로 1위였는데, 사실 가장 많은 응답은 ‘의견 유보’(33%)였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선 이 대표를 선택한 응답자는 75%였고, 15%는 ‘의견 유보’였다. ‘탄핵 찬성’이 지난번보다 11%P 빠진 64%였는데, 그중에서도 49%만이 차기 주자로 이 대표를 지지했다. 탄핵에는 찬성하지만, 이 대표에는 부정적인 그룹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조기 대선의 정치공학이 패착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여당은 반대로 ‘이재명 집권 포비아(공포)’가 극단 그룹을 중심으로 보수층 결집 효과를 냈지만, 거기에 함몰돼가는 게 난제로 보인다. 조정훈 국민의힘 전략기획특위 위원장은 “계엄이라는 내부의 고름을 아프지만 짜내야 한다”며 “영남·강남·기득권 프레임에 갇혀서는 더 큰 정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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