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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최근 주변을 살펴보면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영업을 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이도 많고 올해 초 회사에 입사한 동생도 처음 해보는 회사생활에 고민이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요즘 사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두워지면서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섣부르게 응원을 하려다 오히려 분위기가 안 좋아지거나 상대방을 상처입히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응원, 그거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A : 변화 재촉하지 말고 스스로 답 찾도록 믿고 기다려주세요

▶▶ 솔루션


응원이란 말을 들으면 활기차고 열정적인 장면이 떠오르죠. 운동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며 외치는 모습처럼요. 하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누군가를 응원할 때 이같이 활기차고 화려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 않습니다.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상대에게 응원이란, 조용하고 인내가 필요한 과정입니다. 때로는 우리의 마음과 노력을 시험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괴로워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상대를 돕고 싶어 하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힘내!” 같은 흔한 말은 가볍게 들리고, “정말 힘들겠다”라는 말은 상대의 고통을 더 짓누를까 두렵죠.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도 의도와 다르게 훈계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넌 나를 이해하지 못해”라는 말을 들으면 응원이 다툼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위기에 빠진 뇌는 자기 보호를 위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집중합니다. 이때 “긍정적으로 생각해” 같은 말은 오히려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상대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응원의 목적이어야지, 내 마음의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것이 돼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그 정도로 절망할 일은 아니야” 같은 말은 선의에서 나온 것 같아도 상대에게 공감을 강요하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이는 나의 기대를 상대에게 투영하는 것이고 이런 방식은 진정한 응원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답을 몰라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답을 알면서도 그것을 선택할 힘이 없어서 괴로워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믿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변화시키려 하기보단 변화하지 않는 ‘현재’를 함께 견디며 곁을 지키는 것입니다. 성급한 조언이나 위로보다 거리를 유지하며 곁에 있어 주는 태도가 더 큰 힘이 됩니다. 이는 차가운 태도가 아니라 상대방의 고통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응원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응원은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바로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켜주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장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이를 통해 상대는 결국 스스로 일어설 힘을 얻게 되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응원할 때는 많은 말을 하기보다 미소를 띠고 곁에서 묵묵히 있어 주세요. 쉽지 않지만, 바로 그렇기에 가치가 있습니다.

권순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정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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