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안동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선생 종택 방문 때 찍은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필자, 류석호 전 언론인, 김원동 한시협회 상임이사,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 류창해 서애선생 종손, 류벽하 서애선생기념관 건립부위원장.
10여 년 전 안동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선생 종택 방문 때 찍은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필자, 류석호 전 언론인, 김원동 한시협회 상임이사,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 류창해 서애선생 종손, 류벽하 서애선생기념관 건립부위원장.


■ 고맙습니다 - ‘안동 선비’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

여기 열정 넘치는 안동의 선비 김언종 원장님을 소개한다.

원장님은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로 정년퇴직한 후 지금은 한국고전번역원 원장으로 재직 중인데 나의 중학교 1년 선배이시기도 하다. 원장님은 교수 재직 시부터 고려대 평생교육원에서 유학 경전을 쉽게 풀어 널리 알릴 목적으로 20년 넘게 무료로 강의하셨다. 그동안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은 물론 분량이 더 많고 어렵기도 한 시경과 주역을 강의했는데 그 가운데서 주역 강의는 영상으로 녹화되어 있어 인터넷에서 찾아 들을 수 있다.

수년 전 코로나 사태로 대면 강의를 하지 못하게 되자 유튜브에 ‘한잘알’과 ‘횡설수설 사서삼경’을 개설해 진행 중이다. 역시 무료 강의로 유튜브에서 ‘한잘알’ 세 글자를 검색하면 300여 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원장님은 돈 받고 강의하면 뭔가 찜찜하다는 이상한(?) 생각을 가지신 괴짜이기도 하다.

‘한잘알’은 ‘한자를 잘 알려 드립니다’라는 의미인데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한자어의 생성 원리를 문자학에 근거해 재미있게 설명한다. 문자학은 우리에게 생소한 상나라 때의 갑골문과 주나라 때의 금문을 바탕으로 하는데 한번 듣고 나면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와 용법이 귀에 쏙 들어와 박히는 즐거움이 있다. 유학 경전 강의도 구태의연한 옛 학설을 넘어 현대 중국 최고 수준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수용한 신선한 강의여서 쉽게 이해되는 성취감이 있다.

나는 40년 공직을 정년퇴직한 후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니 잘한 일도 있지만 후회되는 일도 많았다. 잘한 일을 하나만 든다면 퇴직 후 재취업을 하지 않은 것이다.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이 깊었던 탓인지 우울증에 시달렸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고려대 평생교육원의 ‘수필 창작’과 ‘유학 경전’을 수강했다. 그때 원장님을 처음 뵙게 되었는데 벌써 십수 년이 흘렀다. 수필은 10년 전 등단해 수필집을 출간했으며, 경전은 지금까지 공부 중이다. 그때 이 과정을 수강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에 뜻을 붙이고 살까 생각하니 신의 한 수인 듯하다.

그런데 유학 경전은 내 취향에 맞고 재미도 있으나 한문 실력이 부족해 이해에 한계를 느낀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한문 과목이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영어를 10년 넘게 공부했으나 외국인과 대화 한마디 제대로 못 하니 그 시간을 쪼개 한문 공부를 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 그러던 차 원장님이 개설한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너무 재미있고 유익하다. 진작 이런 채널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이다. 나처럼 한자 공부에 갈증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채널을 통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핸드폰과 유튜브 덕분에 자기가 필요한 시간에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하여 공짜로 공부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늦은 나이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후배가 원장님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이영승 전 한국전력공사 처장(수필문학가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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