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축사 논란으로 사퇴한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이 모교 졸업식 단상에 눈을 감은채 앉아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음주 축사 논란으로 사퇴한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이 모교 졸업식 단상에 눈을 감은채 앉아 있는 모습. 독자 제공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 페이스북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 페이스북


10일 의장단협의회 행사뒤 식당서 156만 원 규모 점심식사하며 한산소곡주 마셔
홍성표 아산의장 음주 상태로 모교 졸업식서 “전체 일어서” 등 횡설수설 물의 사퇴
김경제 충남협의회장 “특산물 홍보 차원서 술 선물‥과음 안 했는데 이해 안 가”



아산=김창희 기자



평일 낮술을 마시고 모교 졸업식에서 음주 축사를 해 물의를 빚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성표 충남 아산시의회 의장이 의장직에서 사퇴했다.

홍 의장은 당일 오전 아산시의회에서 열린 충남시·군의회 의장협의회(회장 김경제 서천군의회의장) 월례회의를 마치고 시내 식당에서 다른 시군의회 의장들과 함께 식사하며 건배주 등의 명목으로 낮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시의회는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홍 의장에 대한 징계를 추진한다.

15일 아산시의회에 따르면 홍 의장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0일 아산고등학교 제50회 졸업식에 참석하신 아산고등학교 졸업생분들, 교직원 그리고 학부모님들과 그 외 모든 분들에게 많은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오늘 자로 의장직을 사직한다”고 밝혔다.

홍 의장은 지난 10일 오후 열린 아산고등학교 제50회 졸업식에 내빈으로 참석했다. 아산고는 홍 의원의 모교이기도 하다.

홍 의장은 행사 당일 오전 아산에서 열린 충남 시·군의회 의장 협의회 월례회 행사를 마친 뒤 동료 의장단 14명과 함께 시내 한 오리탕 식당에서 오찬을 하며 김경제 협의회장이 선물로 가져온 한산소곡주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그날 행사에 참석한 의장단과 수행 직원 등 총 64명이 점심식사를 한 뒤 식대로 156만 원을 계산했다”며 “홍 의장 등 의장단 14명은 별도의 방에서 식사했는데, 식당에는 소주나 맥주를 주문하지 않았고, 대신 다른 지역 의장이 직접 갖고 온 한산소곡주로 반주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곡주를 갖고 온 김경제(국민의힘) 충남시군의회 의장 협의회장 겸 서천군의회 의장은 “월례회 등 행사 때 지역 특산물 홍보차원에서 개최지역 의장과 시장에게 각각 4병씩 작은 병 사이즈의 소곡주를 선물하는데 이날 건배용 등으로 소량 사용된 것으로 안다”며 “의장단 상당수가 여성 혹은 고령자라 대개 술을 거의 하지 않고 일찍 가신다. 혹시 마시더라도 소주잔으로 1~2잔 정도 마시는 게 보통이고 당일 날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민망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홍 의장이 행사 준비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약주를 그리 과음하지 않았는데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점심식사를 마치고 모교 졸업식장으로 이동한 홍 의장은 축사를 하는 과정에서 술 냄새를 풍기고 학생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졸업식과 무관한 동료 시의원 소개 등의 내용의 연설을 늘어놓고, 고압적인 목소리로 ‘학생들 전체 일어서’라고 외친 후 학생들을 세워둔 채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들이 현장에서 수차례 불만을 드러냈으나 홍 의원은 “뒤에서 하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며 연설을 이어갔다.

당시 이를 지켜본 한 시의원은 “홍 의원에게 술냄새가 났다”며 “일부 학부모들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현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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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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