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트렌드 1년새 65 → 72 증가
17개 시도 중 경남·경북 상위권
전남에선 ‘무안’이 관심도 높아
초등학생 자녀를 둔 A 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이후인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정신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A 씨는 “비상계엄 이후 불안도가 극에 달해 잠에 들지 못했는데, 제주항공 참사를 보며 우울감이 배가 됐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랄 사회가 이렇다고 생각하니 절망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달 넘게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상태’라 수면제를 처방받아 겨우 잠을 청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정치·사회적 참사가 연이어 벌어지며 A 씨처럼 우울증을 호소하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5일 “비상계엄, 제주항공 참사에 영향을 받아 신규·재방문 환자들이 늘었다”며 “초기에는 불안을, 시간이 지나면 우울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트렌드 분석 기능을 통해 구글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3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우울증’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우울증’ 검색어의 시간에 따른 ‘관심도’ 변화 평균 수치는 지난해 72, 2023년 65로 분석됐다. 수치는 해당 기간 동안 검색 빈도가 가장 높으면 ‘100’, 검색량이 없거나 산출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면 ‘0’을 나타낸다. 특히 ‘보수 텃밭’으로 통하는 PK·TK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는 등 보수 진영이 위기에 처하자 ‘집단적 우울’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 ‘우울증 관심도’가 17개 시·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전년에 비해 1.5배로 늘어났다. 경북은 ‘3위’를 차지했는데, 전년에 비해 1.2배로 증가했다. 전남 역시 ‘우울증 관심도’가 높았는데, 특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군을 비롯해 인접한 목포시가 높게 나타났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감정은 전파되는 특징이 있어 사회적 참사가 발생하면 감정을 숨기고 있던 사람들도 서로 영향을 받으며 집단적으로 우울감·분노를 표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보수 지역은 보수 정권과 일종의 일치감을 갖고 있는 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부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며 “제주항공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전남 도민이라는 점에서 관련 지역에서는 감정 전파가 더 빨리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17개 시도 중 경남·경북 상위권
전남에선 ‘무안’이 관심도 높아
초등학생 자녀를 둔 A 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이후인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정신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A 씨는 “비상계엄 이후 불안도가 극에 달해 잠에 들지 못했는데, 제주항공 참사를 보며 우울감이 배가 됐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랄 사회가 이렇다고 생각하니 절망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달 넘게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상태’라 수면제를 처방받아 겨우 잠을 청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정치·사회적 참사가 연이어 벌어지며 A 씨처럼 우울증을 호소하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5일 “비상계엄, 제주항공 참사에 영향을 받아 신규·재방문 환자들이 늘었다”며 “초기에는 불안을, 시간이 지나면 우울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트렌드 분석 기능을 통해 구글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3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우울증’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우울증’ 검색어의 시간에 따른 ‘관심도’ 변화 평균 수치는 지난해 72, 2023년 65로 분석됐다. 수치는 해당 기간 동안 검색 빈도가 가장 높으면 ‘100’, 검색량이 없거나 산출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면 ‘0’을 나타낸다. 특히 ‘보수 텃밭’으로 통하는 PK·TK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는 등 보수 진영이 위기에 처하자 ‘집단적 우울’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 ‘우울증 관심도’가 17개 시·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전년에 비해 1.5배로 늘어났다. 경북은 ‘3위’를 차지했는데, 전년에 비해 1.2배로 증가했다. 전남 역시 ‘우울증 관심도’가 높았는데, 특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군을 비롯해 인접한 목포시가 높게 나타났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감정은 전파되는 특징이 있어 사회적 참사가 발생하면 감정을 숨기고 있던 사람들도 서로 영향을 받으며 집단적으로 우울감·분노를 표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보수 지역은 보수 정권과 일종의 일치감을 갖고 있는 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부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며 “제주항공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전남 도민이라는 점에서 관련 지역에서는 감정 전파가 더 빨리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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