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위치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주변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16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위치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주변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체포 날 분신시도 60대 위독

“윤석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오.”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지 이틀째인 16일 오전 공수처가 위치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는 ‘1박 2일’ 밤샘시위를 벌인 윤 대통령 지지자 60여 명이 체포 규탄시위를 이어갔다. 눈이 내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이들은 손에 핫팩을 쥐고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 탄핵 무효”를 연신 외쳤다. 이들은 ‘공수처 해체’ ‘오동운 구속’ 등 구호를 외치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음과 일부 정치 유튜버들의 현장 생중계에 일부 시민들은 귀를 막으며 지나갔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수처 앞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는 60대 A 씨는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왔다”며 “대통령을 구속한 쟤네(공수처)는 악마 같은 사람들”이라며 분노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로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벌어지던 탄핵 찬반집회 무대가 공수처 앞으로 옮겨진 모양새다. 경찰에 따르면 보수단체 7곳은 오는 2월 14일까지 이곳에서 매일 1만여 명 규모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진보단체 두 곳도 이 일대에 만 명 규모로 집회 신고를 해 격앙된 양측이 물리적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구금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뜻의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 구호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정근(74) 씨는 “대통령께서 한두 사람이라도 나를 지키고 지지하는구나 생각하셨으면 해 왔다”고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목사 등이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1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국민저항집회’를 연다.

한편 전날 공수처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분신을 시도한 A 씨는 병원에 옮겨졌지만,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 등에 따르면 60대로 추정되는 A 씨는 분신 당시 부탄가스를 몸에 부착해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율·노수빈·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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