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1차변론준비기일
군·경 지휘부 줄줄이 재판 예정
법원 “내란 전담재판부 검토 안해”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현직대통령 최초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계엄군·경찰 핵심인사들에 대한 재판이 16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오전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에 대한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김 전 장관은 계엄 사태 관련 핵심 인물 중 가장 먼저 체포·구속·기소된 데 이어 재판 역시 가장 먼저 받게 됐다. 변론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김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김 전 장관 측은 “대통령의 정치 행위를 사법부가 판단하게 되면 검사와 법관들이 정치행위를 하는 결과가 생긴다”며 “공소기각 결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사과정에서도 지속적인 불법이 이루어졌고, 공범으로 지목된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증거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서류로 제출하되 오염된 증거가 무엇인지 특정해달라”고 지휘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핵심인사로 윤 대통령과 함께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무장한 계엄군을 투입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우원식 국회의장·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주요 정치인 10여 명을 체포·구금할 것을 지시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한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계엄군 투입을 지휘한 혐의도 받는다.

김 전 장관 측은 검찰의 공소제기 자체가 위법하고, 여 전 사령관을 포함한 군경 지휘부의 수사단계 진술이 ‘오염됐다’는 입장이다.

같은 재판부는 오는 2월 6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연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도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진행한다. 관련 재판이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기 때문에 재판부가 김 전 장관 재판에서부터 이미 기소된 군·경찰 지휘부의 진술과 증거들을 하나하나 따질 전망이다. 계엄군·경찰 지휘부에 대한 재판이 줄줄이 예정되면서 법조계에서는 계엄 관련 사건들이 한 재판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상 관련 사건에 해당해 한 재판부에 배당될 수는 있다”면서도 “내란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가 따로 운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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