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 지도부 궤멸에 한발 뒤로
6주간 인질·수감자 단계적 교환
종전까진 2·3단계 합의 더 남아
미 - 이란 관계 등 추가 변수 여전

15일(현지시간) 외신들은 양측이 42일간 교전을 멈추며 이 기간 하마스가 인질 33명을 석방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여성, 19세 미만 어린이 등을 먼저 풀어주고 그다음으로 50세 이상 남성을 풀어준다는 내용이 합의안에 담겼다. 일단 1주일에 3명씩 풀어주다가 휴전 기간이 끝나기 전에 나머지를 전부 석방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 귀환 작전을 ‘참새의 날개’로 명명하고 준비에 착수했다. 이스라엘은 석방되는 자국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여성 군인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각각 풀어주기로 했다. 특히 2023년 10월 7일 이후 붙들린 팔레스타인 여성·어린이 수감자는 모두 석방한다. 이에 따라 풀려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총인원은 990∼1650명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스라엘은 전쟁 동안 피란길에 오른 가자 북부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귀환시키고, 휴전 기간 매일 트럭 600대 분량의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이 가자지구에 반입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양측은 휴전 16일 차가 되면 이스라엘 남성 군인 석방과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 의제를 포함하는 휴전 2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휴전 3단계까지 이르면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유엔이 감독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재건을 개시하게 된다.
그동안 인질 석방 문제와 이스라엘군의 필라델피 회랑 주둔 등에 이견을 놓으며 반대하던 하마스가 한 발짝 물러선 이유로는 지도부 궤멸로 전쟁을 지속하기 어려운 점이 지목된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암살작전을 이어와 지난해 7월에는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하니예 후임자인 야히야 신와르를 사살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도 영향을 미쳤다. 당선 전부터 친이스라엘 성향을 드러냈던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자신의 취임(20일) 전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중동에서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여기에 이란이 주도하는 ‘시아파 벨트’의 무력화도 이번 휴전 성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휴전이 시작되더라도 변수는 남아 있다. 휴전을 이어가려면 1단계 휴전에 이어 2단계, 3단계에 대한 양측 합의가 이뤄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꺼내 든다면 중동 정세가 다시금 요동칠 수 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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