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영하 12도 예보…40년 전 레이건 취임 때의 영하 14도에 버금 “취임식 보자” 워싱턴DC로 인파 몰리며 숙박료 하루 200만 원 웃돌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취임식이 열리는 의회 의사당 중앙홀. 로이터 연합뉴스.
1985년 로널드 레이건(왼쪽) 당시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지난 2017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미 의회 의사당 내부의 중앙홀에서 진행된다. 당초 내셔널몰로 연결되는 의사당 앞의 야외무대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북극 한파가 예상되면서 40년 만에 실내에서 열리게 됐다. 취임식날 워싱턴DC에는 최저 영하 12도의 날씨가 예보됐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취임식날 기록된 영하 14도에 이어 취임식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북극 한파가 미국을 휩쓸고 있으며 나는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라며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5년에 추운 날씨로 인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취임 연설과 다른 연설들, 기도 등도 의회 의사당 중앙홀(the Capitol rotunda)에서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고위급 인사와 손님들이 의회 의사당 내부로 들어올 것“이라며 ”이는 모두에게, 특히 많은 TV 시청자에게 아름다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의사당 인근에 위치한 대형 실내경기장 ‘캐피털원아레나’를 개방하겠다고 했다. 취임 퍼레이드 역시 이곳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힌 그는 ”취임 선서 후 캐피털원아레나에 모인 군중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실내에서 열린 것은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식에 이어 40년 만이다. 1985년 레이건 취임식 당일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1월에 열리기 시작한 1937년 이래 가장 추운 취임식 날이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두 번째 취임식이 그다음으로 추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는 정오를 기준으로 1985년에는 영하 13.8℃였으며 이번에는 영하 6.1℃로 전망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식 날) 워싱턴DC는 바람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최저 기온을 기록할 수 있다“라면서 ”이것은 수만의 법 집행기관, 응급구조대, 경찰견, 심지어 말(馬)들과, 수십만명의 지지자들이 몇시간 동안 바깥에 있기에는 위험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이 실내에서 진행되면서 이번에는 이른바 ‘군중 규모’ 논쟁도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자신의 취임식에 역대 최고의 인파가 몰렸다고 자랑했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7년 첫 취임식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보다 적은 인원이 모였다는 보도로 분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첫 취임식에는 90만~100만명 정도가 온 것으로 당시 언론들은 추정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1기 취임식 때(180만명 추정)의 절반 규모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DC로 인파가 몰려가면서 숙박비가 비싸게는 하룻밤에 200만원을 웃돌고 있다. 17일 영국 가디언은 취임식을 닷새 앞둔 지난 15일 기준으로 워싱턴DC 시내 호텔의 70%가 이미 동났으며 1박 요금이 900~1500달러(131만~218만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