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집단 난입한 이튿날인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청사 앞에 경찰 병력이 배치돼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백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집단 난입한 이튿날인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청사 앞에 경찰 병력이 배치돼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백동현 기자


■ 충격의 사법부, 우려 표명

법원행정처장, 계획범행 시사
서부지법 피해액 6억∼7억
불법 난입자 100여명 추정

난동·교사 유튜버 3명 체포




지난 18∼19일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헌법재판소 앞 집회 중 불법행위로 90명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19일 사건 당일 법원에 난입한 집회 참가자 규모가 1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검거 인원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은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 있던 유튜버 3명도 체포됐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뿐 아니라 이들을 부추기는 등 폭력 행위의 동기를 제공한 유튜버 등에 대해서도 교사·방조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영장 발부 판사를 찾으려 했다”며 “(7층에 있는 판사실 중) 영장 판사 방만 의도적으로 파손돼 이런 부분에 대해 알고 오지 않았나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기관보고에 따르면 19일 오전 3시쯤 100여 명의 시위대가 1층 유리창을 깨고 법원 내부로 진입했다. 이 중 현장에서 체포된 인원은 46명으로, 경찰은 나머지에 대해서도 채증 자료와 CCTV 분석을 통해 추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법원 침입, 공수처 차량 손상 등 불법 행위자는 전원 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편성했고, 검찰도 서울서부지검에 신동원 차장검사를 팀장으로 하는 검사 9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렸다. 이번 난동 사태로 발생한 경찰관 부상자는 18일 34명, 19일 17명 등 총 51명에 달한다. 골절, 열상(찢어진 상처) 등 중상자는 18일 3명, 19일 4명 등 총 7명이었다. 서부지법은 약 6억∼7억 원의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영장 발부 직후 법원 담장을 넘거나 경찰 저지선을 돌파하는 등 법원 경내에 침입했다 체포된 시위대 중 51%(46명)는 2030 세대로 나타났다. 이들이 길을 트면서 출입문 유리창과 창문을 깨거나 청사 내부를 부수는 등 폭력 행위도 대거 발생했다. 보수 성향 유튜브를 보고 부정선거론을 받아들인 젊은 세대가 집회 전면에 나서며 과격화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구독자가 83만 명에 이르는 유튜브 채널 ‘젊은시각’ 운영자 송모(32) 씨도 현장을 중계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과 법원 직원들을 폭력으로 위협한 집회 참가자들은 최고 형량이 5년인 공무집행방해뿐 아니라 형량을 2분의 1까지 가중하는 특수공무집행방해,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경찰은 우선 피의자 대부분에게 건조물침입과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최고 형량이 10년에 달하는 소요죄 적용 가능성도 나온다. 폭력 행위를 선동한 유튜버 등도 법망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관련 집회를 주도해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난입 사태 이후 19일 광화문 집회에서도 “국민 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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