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여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참석자들에게 펜 던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공개석상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국 워싱턴의 캐피털 원 아레나에 마련된 취임식 행사장을 찾아 군중들 앞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서명한 약 80건의 행정명령을 철회했다. 또한 그는 새로운 규정의 동결과 연방 공무원 채용 동결에 서명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파리 기후 협약에서 다시 한 번 탈퇴했다.
행정명령에 서명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명령서에 서명하며 사용한 펜 몇 개를 군중 속으로 던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와중에 지지자들을 향해 “바이든이 이렇게 하는 걸 상상할 수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으며 지지자들은 “유에스에이” 등을 연호했다.
그는 서명이 끝난 뒤 서명에 사용한 여러 자루의 펜을 지지자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진행되는 중에는 지지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회를 마친 뒤 백악관으로 들어와 더 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당일 적어낼 안건은 50여 개에 달한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이들 중 가장 국제적 관심을 끄는 대목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의 탈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 에너지 가격 폭등과 정부의 과다 지출을 인플레이션 위기 원인으로 꼽으며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를 예고하고 석유와 가스 시추를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미국은 제조업 국가가 가지지 못한 저력을 갖고 있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양의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고, 이것을 사용할 것”이라며 “미국의 에너지를 전 세계 각국에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탈퇴하려면 협정을 관리하는 유엔에 공식적으로 탈퇴 서한을 제출해야 한다. 탈퇴는 서류 제출 후 1년 뒤에 공식 발효되기 때문에 미국의 협정 탈퇴는 내년에야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측에 탈퇴 서류를 제출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유럽기후재단 대표이자 파리 기후변화 협정의 핵심 설계자인 로렌스 투비아나는 AP통신에 미국의 탈퇴 계획에 안타까워하면서도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7년과 달리 미국이 이번 탈퇴로 급성장하는 청정에너지 기술 시장의 점유율 등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발생한 LA 산불처럼 미국인들이 심각한 기후변화 위기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청정 에너지기술 시장은 2035년까지 3배 이상 성장해 2조 달러(약 2879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기후 고문을 지낸 지나 매카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이 진정으로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에너지 독립을 이루며 양질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원한다면 청정에너지 산업 성장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며 “청정 기술은 미국 전역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요일 행동에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 관계자들이 매체들에 밝힌 바에 따르면, 그의 팀이 그날까지 서명하겠다고 밝힌 다른 명령에는 출생시민권을 폐지하라는 지시도 포함돼 있다.
출생시민권이란 부모 국적과 관계없이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 시민권이 자동으로 부여되는 제도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해 미국의 관할권에 있는 모든 사람은 미국과 그들이 거주하는 주(州)의 시민’으로 규정한 수정헌법 14조에 근거한다.
민주당과 일부 법률 단체는 트럼프가 출생지 시민권을 폐지하려는 시도에 대해 법정다툼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00만명 의 이주민에게 합법적인 입국을 제공한 바이든 시대 미 당국의 이민 사전인터뷰 예약 애플리케이션(CBP One) 운영도 종료했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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