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소시에다드의 구보 다케후사(오른쪽). AP뉴시스
레알 소시에다드의 구보 다케후사(오른쪽). AP뉴시스


일본 국가대표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스페인 프로축구 무대에서 상대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21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일부 발렌시아 팬이 우리 선수들에게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말을 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는 이런 것들이 클럽의 위대함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무례하고 남을 모욕하며 증오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축구와 스포츠에 설 자리는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구보는 지난 20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원정경기에서 교체 투입을 준비하던 도중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관중석에서 구보를 향해 "치노(중국인) 눈 떠라, 너는 중국인이다"라는 외침이 나왔다. 일본인인 구보를 중국인으로 부른 데다가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까지 섞었기에 인종차별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발렌시아 팬들은 또 구보와 교체를 준비하던 스페인 바스크 지방 산세바스티안 출신의 안데르 바레네체아에겐 "ETA(바스크 조국과 자유)의 일원"이라고 부르면서 "그들이 네게 폭탄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TA는 스페인으로부터 바스크 지역의 분리·독립을 목표로 무장 투쟁을 벌여온 조직이며 2018년 공식 해산했다.

발렌시아도 팬들을 비판했다. 발렌시아는 SNS에 "이러한 행동은 축구장이든 사회에서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몇몇 행동이 우리 구단의 가치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모든 증오의 표현을 비난하며 당국이 요구하는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 누구라도 확인이 되면 홈 경기장에서의 추방 등 엄격한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 내용은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에도 보고돼 발렌시아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전 소속팀인 발렌시아는 브라질 출신의 흑인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벌인 팬 3명이 지난해 6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에 2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는 등 몸살을 앓았다.

허종호 기자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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