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보정책 무더기 뒤집기
“前정부 급진적 행정조치 무효”
2만명 지지자들 앞에서 ‘서명’
불법이민 관련 국가비상사태도
첫날부터 ‘정책 보수화’속도전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호 행정명령’으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수십 개를 무효화했다. 취임 첫날부터 본격적인 ‘바이든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성별 및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금지 명령, 쿠바의 테러지원국 해제 명령 등 78개 명령이 한꺼번에 폐기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가입했던 파리기후변화협약,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등 100개 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정책 보수화의 시작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실내취임식을 진행한 후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캐피털 원 아레나를 찾아 2만 명의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다수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 당시에 시행됐던 행정명령을 철회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철회된 행정명령은 총 78개인데, 대표적인 행정명령으로는 △성별 인식·성적 지향에 기반한 차별 금지(2021년)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강화(2021년) △기후 변화를 상대하기 위한 과학 복원 및 공공보건·환경 보호(2021년) △쿠바의 테러지원국 해제(2025년)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전 “이전 정부의 파괴적이고 급진적 행정 조치”라며 취소 이유를 밝혔다. 백악관도 “전 행정부가 연방 정부와 모든 기관을 통해 인기 없고, 불법적이고, 급진적이고, 인플레이션을 불러오는 정책을 시행해왔다”며 “미국을 다시 통합되고, 공평하고, 안전하고, 부유하게 만드는 정책들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이 마음껏 오염을 배출하는 동안 미국 기업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엔에 보낼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서한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미국이 해당 협약에서 탈퇴한 이후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미국을 협약에 재가입시켰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을 시작하자마자 다시 탈퇴한 것이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검열 금지 및 언론자유 복구 행정명령 등에도 연달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 도착한 이후에도 행정명령 서명을 이어갔다. 집무실에서 가장 첫 번째로 서명한 행정명령은 1·6사태 관련자 1500명을 사면하고 6명을 감형하는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응을 비판하며 미국이 WHO에서 탈퇴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불법이민과 관련해 남쪽(미국-멕시코)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 행정명령과 미국 내 불법 체류 외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는 출생지주의(모든 미국 출생자에게 시민권 부여)가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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