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럼프 취임사 속 경제정책
내달 1일 加·멕시코 25% 관세
에너지비상 선포 석유시추 허용
전기차의무화 철회 車산업 보호
“美, 다시한번 제조업 강국 될 것”
최상목, 대외경제현안간담회
“국민 불안 없게 美 정부와 협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관세 부과와 함께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을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상대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2월 1일부터 부과할 뜻을 밝히며 관세 전쟁을 본격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세계 첨단산업의 중심이자, 글로벌 자동차·에너지 등의 주요 소비 시장이기도 한 미국의 무역·경제 정책 변화에 따라 통상 환경에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 철폐를 강조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맞춰 대미 투자를 늘려온 한국 기업의 타격이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미국 노동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통상 시스템 점검을 시작하고 우리 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관세 등을 징수하기 위한 대외수입청(ERS)을 설립할 것이고 외국의 막대한 돈이 미국 국고로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되면 중국·멕시코·베트남 등을 비롯해 대미 무역 흑자국들은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 미국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액에도 세금을 매길 경우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도 위축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시장 및 제조업 경쟁력 보호를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며 이날 취임식에서 “미국은 다시 한 번 제조업 강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문답에서 멕시코와 캐나다를 겨냥해 “그들은 엄청난 숫자의 (불법으로 월경하는) 사람들을 허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몹시 나쁜 남용국”이라며 “(25%의 관세를) 2월 1일에 (부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유·가스 시추 등을 허용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전략 비축유를 채우고 미국 에너지를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친환경·무탄소·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화석연료의 부흥을 예고한 것이다. 특히 미국이 기존 셰일가스에 더해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고 이를 해외로 수출할 경우 중동 중심의 글로벌 석유 시장 재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전기차 및 2차전지 보조금 지급을 해온 IRA 폐지도 예고했다. 이에 따라 한국 자동차 업계의 대미 투자 전략 재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 구성원에게 기록적이었던 인플레이션을 물리치고 물가를 낮추기 위해 방대한 권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해 연방준비제도(Fed)와의 충돌이 우려된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경제 정책에 대해 “대외수입청 설립, 관세 부과 확대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그린뉴딜 정책 종료 및 전기차 의무 구매 폐지 등의 조치들은 우리 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며 “철저한 준비를 토대로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미국 신정부와 각계각층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또 “정부는 미국 신정부 출범의 기회 요인은 극대화하고 위험 요인은 최소화해 우리 경제의 안정성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표시한 조선업 협력 등 양국 경제협력의 기회요인은 적극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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