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빌 클린턴(앞줄 왼쪽부터)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UPI 연합뉴스
20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빌 클린턴(앞줄 왼쪽부터)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UPI 연합뉴스


■ 트럼프가 새로 쓴 기록들

5개월 차이로 바이든 기록 경신
‘성추문 입막음’ 유죄 받았지만
취임 열흘 앞두고 ‘무조건 석방’


20일(현지시간)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에도 여러 기록을 남기게 됐다. 20세기 이후엔 한 차례도 없었던 ‘징검다리’ 재집권을 비롯해 역대 최고령 취임, 형사 사건 중범죄 기록을 가진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TV 리얼리티쇼 진행자를 거쳐 정치계에 진출하는 등 그간 여느 대통령과 걸어온 길도 다르다.

우선 미국 역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처럼 한번 대통령을 지냈다가 연임에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20세기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 이전까지 미국 역사를 통틀어 단 한 차례 있었던 사례는 1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2년 당시 현직이었던 벤저민 해리슨(23대·공화)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인 그로버 클리블랜드(22대·민주)가 대선에 출마해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었고,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좌절시키고 1893년 24대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했다. 그 이후로 이런 징검다리 재집권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미 역사상으로는 두 번째 기록을 남기게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8세로 역대 최고령에 취임한 대통령 타이틀도 거머쥐게 됐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도 2021년 취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78세였지만 생일이 11월이라, 6월이 생일인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보다 약 5개월 더 고령이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세운 역대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범죄 혐의로 기소돼 미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신분으로 대통령에 취임하는 최초 사례도 남기게 됐다. 지난 10일 뉴욕주 1심 법원인 맨해튼 형사법원은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를 유죄로 판결하고, 아무런 처벌도 하지 않는 ‘무조건 석방’ 선고를 내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인영화 배우와의 성관계 의혹 폭로를 막으려 입막음 돈을 지급하도록 하고 회사의 관련 회계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1심 재판 판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중범죄 유죄 판결을 받은 대통령이라는 ‘주홍글씨’가 따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했지만, 결국 선고를 막는 데는 실패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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