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난동사태’로 체포된 90명의 시위대 중 과반인 46명이 2030 세대로 알려지면서 최근 여권 지지율 상승과 탄핵 반대 집회를 견인하는 세력으로 보수화된 ‘2030 애국청년’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적 행동에 나선 데에는 ‘그라운드씨’ ‘신남성연대’ 등 2030 세대를 겨냥한 유튜브 채널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유튜브 분석 사이트 ‘블링’에 따르면 보수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남성연대는 만 44세 이하의 구독자 비율이 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성별도 남성이 80.3%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신남성연대의 구독자 수는 비상계엄 사태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54만8000명이었지만 이날 기준 79만5000명까지 증가했다. 그라운드씨도 같은 기간 구독자 수가 28만1000명에서 71만8000명으로 무려 250% 가까이 증가했다. 해당 채널의 만 44세 이하 구독자 비율은 44%에 달하며 구독자 성별도 남성이 절반이 넘는 64.8%에 달했다. 이들의 일 평균 조회수도 지난달 대비 각각 260%, 3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정선거 의혹의 기반인 ‘반중 정서’를 자극하거나 탄핵 반대 집회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찬성 집회에 중국인이!?’ ‘당장 대통령 관저로 모여야 합니다’ ‘2030이 멸공을 외치는 이유’ 등의 영상은 인기 동영상으로 떠올랐고,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 등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이 주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한 영상에서 “아스팔트로 나가서 빨갱이들 잡아 칠 건데 그때 형(배 대표) 지켜줘야 하는 건 너네들”이라며 “윤석열 탄핵도 좋고 계엄령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재명이 대통령 될 날이 코앞까지 다가왔다”고 경고했다. 대학생 A 씨는 “정치는 하나도 몰랐지만 이들의 영상을 보고 생각 정리가 많이 됐을 뿐 아니라 야당의 횡포를 깨달았다”며 “기존 신문·방송 언론들의 편향된 시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30 세대의 보수화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의 정권 연장을 원한다는 응답은 48.6%로, 연령별로 보면 20대(52.7%)와 30대(50.8%)에서 높게 나타났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 여성들이 비상계엄 국면에서 응원봉으로 사회변화를 끌어낸 것처럼 젊은 보수 남성들도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지배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유튜브가 이들을 결집하는 동시에 폭력까지 불사하는 왜곡된 신념 체계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