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 시장에서 연간 2조 원을 넘어선 캐디피는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골프장 560곳에서 활동하는 캐디는 약 3만8000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골프 시장에서 연간 2조 원을 넘어선 캐디피는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골프장 560곳에서 활동하는 캐디는 약 3만8000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캐디피 2조원 시대… ‘과세 사각지대’ 우려

지갑없는 ‘간편결제시대’에도
현장선 거의 현금만 요구 불편
골퍼 1인당 4만1428원꼴 지불

모바일 예약·키오스크 체크인
최신기술 도입에도 ‘무풍지대’

골프장 “캐디 부족한 상황에서
의무화는 힘들어” 어려움 토로



22조 원의 시장규모에 6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은 골프. 하지만 연간 2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캐디피 결제를 ‘과세 사각지대’로 방치하고 있어 세정 당국은 물론 골프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내 간편 결제 이용 규모가 일 평균 1조 원에 육박하는 ‘지갑 없는 시대’이지만 캐디피 결제는 대부분 현금으로만 진행돼 골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의 조사 결과 2023년을 기준으로 국내 골프산업의 규모는 22조7000억 원을 돌파했다. 2023년을 기준으로 국내 스포츠산업 시장은 80조 원으로 추산되며 골프는 전체의 20%가 넘어 단일 종목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이는 국내 골프 인구가 전체 인구의 15%에 달하는 6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대중화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분석에 따르면 2022년을 기준으로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5080만 명, 전국 골프장의 캐디피는 평균 14만5000원이다. 라운드 당 평균 3.5명이 참여한다고 계산하면 골퍼 1인당 부담하는 평균 캐디피는 4만1428원 정도다. 내장객 수에 1인당 평균 캐디피를 단순 계산해도 연간 캐디피 지출은 2조950억 원에 달한다. 국내 골프장의 캐디피는 꾸준히 늘고 있다.

서천범 소장은 전국의 골프장이 560개, 이들 골프장에서 활동하는 캐디는 4만 명에 조금 못 미친다고 파악한다. 평균적으로 캐디는 18홀, 4시간을 기준으로 14만∼15만 원 수준의 비용을 받는다. 이들의 시급을 3만5000원이라고 해도 2024년 최저시급(9860원)의 3.5배 이상이다. 이른바 팁이라고 불리는 추가 봉사료를 받는 이들도 많다는 점에서 골프계는 캐디의 시급을 4만 원 수준으로 측정해 캐디 평균 연봉은 5000만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현실과는 온도 차가 분명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통계청 자료에는 2023년을 기준으로 캐디 3만2930명이 신고한 사업소득 수입은 1조2555억 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이들의 1인당 평균 소득은 약 3813만 원 수준이다. 캐디 업계에 분명한 ‘과세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골프장은 최근 빠른 기술 발전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모바일로 예약하는 것은 물론, 키오스크를 통해 체크인·체크아웃을 하는 등 최신 기술을 적극 도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독 캐디피 결제는 현금을 고수한다. 이는 캐디의 독특한 고용형태 때문이다. 현재 캐디는 골프장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형태종사자로 계약해 고객에게 용역을 제공하고 현금으로만 봉사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23년 12월에 캐디, 카트 선택권을 부여하고 캐디피 카드결제 도입 등의 골프 대중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에는 현금 외 신용카드와 계좌이체 등 다양한 캐디피 지불 방식을 권고하는 내용의 골프장 이용문화 개선 관련 협조공문도 관계 기관을 통해 전달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9월 혁신금융서비스 10건을 신규 지정하며 캐디피 신용카드 결제를 포함했다.

국내 한 골프장 관계자는 높은 벽이 여전한 캐디피의 신용카드 결제와 관련해 “캐디가 부족한 상황에서 캐디가 거부하는 신용카드 캐디피 결제를 골프장이 의무화할 수는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캐디의 절대 수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내장객 증대에만 급급한 골프장의 문제도 빠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캐디피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한 골프장 관계자는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고객이 많지 않다. 캐디 역시 분실 등의 문제가 있다. 신용카드 결제를 한 번 이용한 고객은 만족도가 높아 꾸준히 사용하는 편”이라고 긍정적 도입 효과를 설명했다.

캐디피 신용카드 결제는 과세 사각지대의 해소는 물론, 사회보험 건전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고용노동부는 2024년 1월 산재보험료 선정기준을 장관 고시 월 보수액에서 실제 보수로 변경했다. 이에 캐디피의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 및 신용카드 결제 활성화 등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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