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현, 자신 있는 목소리로 계엄 선포 관련 대답
국회 측 반대신문에 한때 “거부” 밝히기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구속 상태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의 출석을 지켜보며 눈도 안 마주치며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다가도 유리한 증언이 나오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4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날 김 전 장관의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구속돼 희끗희끗한 머리를 한 김 전 장관은 진회색 양복에 검은색 목폴라 티셔츠를 입고 출석했다. 또 주변 좌석에는 그의 변호인이 착석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이 심판정에 입정하자 잠깐 보는 듯하면서도 이내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봤다. 이후 굳은 표정으로 김 전 장관이 선서하는 장면을 응시했는데 언짢은 듯 헛기침을 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당시 상황을 당당한 목소리로 자신 있게 대답했다. 펜을 든 손으로 손짓을 이리저리 하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국민의 삶과 민생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세 가지 방탄, 탄핵, 특검에 매몰된 것을 굉장히 우려했고 안타까워했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 예산 삭감 상황을 보며 대통령으로서 묵과할 수 없다. 그렇지만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했다”며 “(해결 수단이) 비상계엄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계엄 선포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김 전 장관의 증언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국무회의를 1시간 30분 이상 심의했다’라거나 ‘회의 결과물이 남아있는 걸로 안다’고 발언하자 수긍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전달 관련 질의가 나오자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또 김 전 장관의 증언을 지켜보며 옆에 앉은 변호인에게 귓속말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증언하면서 윤 대통령 측 대리인에게 시선을 고정했고, 답변을 위해 생각에 잠길 땐 정면을 잠시 응시하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을 쳐다보진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측 주신문이 끝난 뒤 국회 측 반대신문을 하려 하자 “사실 왜곡의 우려가 크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의 남은 질문에는 답하겠다며 ‘선택적 증언’을 주장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그럴 경우 일반적으로 판사들은 증언의 신빙성을 낮게 판단한다”며 “(증언을) 강요할 건 아니지만 알아서 판단하길 바란다”고 말한 뒤 휴정을 명령했다.
휴정이 끝난 뒤 윤 대통령 측은 “저희 쪽 질문도 답변했기 때문에 소추인(국회) 측 답변도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요청했고, 김 전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며 증언 거부 의사를 번복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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