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입법기구’ 지시도 쟁점
尹, 金 ‘직접 신문’ 가능성
국회요구 가림막 설치 주목


이틀 전(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현직 대통령 최초로 출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개최되는 4차 변론기일에 연이어 출석한다. 이날 변론에는 ‘비상계엄 포고령 1호’ ‘최상목 쪽지’ 등 핵심 증거를 두고 윤 대통령과 견해차를 보였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출석이 예정돼 두 사람 간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23일 헌재에 따르면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전날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2시 시작되는 4차 변론에 예정대로 출석한다고 통보했다. 이날 4차 변론에서는 윤 대통령과 함께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사인 김 전 장관이 첫 번째 증인으로 소환된 상태여서 계엄 이후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처음 대면하게 된다. 당초 조지호 경찰청장 증인신문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하게 됐다.

이날 4차 변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간 진실 공방이다. 두 사람은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을 담은 ‘포고령 1호’를 두고 입장 차를 보여왔다. 포고령 1호는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이번 비상계엄이 ‘위헌’이라는 평가를 받는 핵심 증거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 측은 “과거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있을 당시 예문을 그대로 베낀 김 전 장관의 착오로 작성된 것이며 실수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전 장관은 “작성 과정에 착오는 없었고, 윤 대통령의 검수를 거쳤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 지시로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쪽지’를 작성했는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최상목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한 쪽지에는 국회 관련 각종 보조금·지원금 등을 원천 차단한 후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역시 국회 자금줄을 끊어 입법부를 무력화하는 국헌 문란 시도로 지적된 증거다. 윤 대통령은 3차 변론 당시 쪽지를 전달한 적도, 쪽지 작성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김 전 장관이 쪽지를 작성했고, 윤 대통령이 최 장관에게 건네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변론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 대한 ‘직접 신문’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이날 변론에서 헌재가 윤 대통령과 증인 사이에 가림막 등 조처를 할지도 주목된다. 국회소추인단 측은 3차 변론에서 증인들이 압박을 느끼지 않도록 윤 대통령을 일시 퇴정 조치하거나 사이에 가림막을 놓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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