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트럼프’ 코인 소개 이미지. ‘겟트럼프밈’ 홈페이지 캡처
‘오피셜 트럼프’ 코인 소개 이미지. ‘겟트럼프밈’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시한 밈코인(내재적 효용없는 투기적 가상자산)이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잇달아 상장돼 거래되면서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투자자 보호에 신중하지 않은 졸속 상장이란 지적과 함께, 세계 시장 동향에 맞춰가는 국내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맞서고 있다.

2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공식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TRUMP)’는 지난 20일 오후 6시 국내 가상자산업계 3위 거래소인 코인원에 최초 상장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당일에 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업계 2위인 빗썸도 21일 오후 7시 30분 오피셜 트럼프를 원화마켓에 추가 상장했다. 이처럼 업계 2~3위 거래소가 ‘오피셜 트럼프’를 상장한 후 국내 투자자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사흘 전 발행된 오피셜 트럼프는 지난 18일 탈중앙화거래소(DEX) 및 일부 글로벌 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한지 하루도 안 돼 1만8000% 넘게 올랐다. 한때 글로벌 시가총액(시총) 순위 18위에, 밈코인 시총 순위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가상자산이 발행 직후 글로벌 시총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상장 시기가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금융당국이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밈코인에 대한 심사기준을 보완한다고 한 만큼 거래소들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에 신중했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밈코인은 상대적으로 시세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 손실을 초래할 위험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코인원을 상대로 ‘오피셜 트럼프’ 상장 절차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별도로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밈코인 상장 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야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밈코인은 실질적 기능이나 효용 없이 단순한 밈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이다. 발행 주체인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피셜 트럼프에 대해 “출시했다는 것 외에는 잘 모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바이낸스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이 앞 다퉈 오피셜 트럼프를 상장한 만큼 국내 상장의 잣대만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외화 유출이 엄청난 단위로 불어난 만큼, 글로벌 동향에 맞춰 상장하는 것이 국내 업계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2일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5대 원화거래소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59억4700만달러(8조55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 대비 약 6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또 하루 단위로 보면 트럼프가 취임한 지난 20일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11억4236만 달러(약 1조6450억 원)를 기록했는데, 당시 국내에 상장되지 않은 오피셜 트럼프를 매수하기 위한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원화 거래가 지원되지 않는 오피셜 트럼프를 매수하기 위해서는, 오피셜 트럼프가 상장된 DEX와 글로벌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들이 투자자들에게 최신 동향에 맞춰 투자 참여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국내 가상자산 투자 규모가 점차 커지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친(親) 가상자산 정책이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신 시장 동향을 따라가는 조치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